20일 오후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세관 앞. 4부두와 항만소방서를 지나는 부두길에는 허치슨부산컨테이너터미널로 들어가려는 컨테이너 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면서 교통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었다.
택시기사 김종호(52)씨는 “‘창고’로 전락했던 부산항이 활기를 되찾았다”며 “그동안 부두길이 휑해 속도를 낼 수 있어 좋았지만 물류로 먹고 사는 부산을 생각하면 걱정도 많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철회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부산항 등 전국 주요 물류거점은 화물차량들이 분주히 오가며 빠르게 예전의 모습을 찾아갔다.
항만기능 마비 직전까지 내몰렸던 부산항은 19일 오후부터 컨테이너 운송 차량들이 몰리기 시작해 20일 오전에는 평상 수준의 80% 선까지 운행률을 회복했다. 한 운송사 관계자는 “복귀 의사를 보인 차주들이 많아 20일 아침부터 화물운송이 본격화 했다”며 “급한 화물부터 빼내는 작업을 3~4일 정도 집중하면 정상화는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공장가동 중단 위기까지 갔던 울산은 이날 기업체들이 적체된 화물을 한꺼번에 옮기면서 울산항, 온산항과 공단주변 주요 도로가 한때 마비될 정도 였다.
화물연대 파업 이후 컨테이너 수송률이 20%대에 머물렀던 울산항 컨테이너터미널은 이날 오전부터 컨테이너 차량들이 밀려와 하루 처리물량이 평소 1,000TEU보다 훨씬 많은 1,500TEU에 달했다.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도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엔 1터미널 진입도로에서는 위수탁 차량들과 화물연대 소속 트레일러와 화물차, 승용차 등이 뒤섞여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경남 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에도 이날 층층이 쌓였던 컨테이너 높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양산ICD 관계자는 “파업기간에는 기지 내 차량 1,185대 가운데 10% 수준인 100여대만 운행했으나, 협상이 타결된 19일 이후 차량 운행이 급격히 늘어 오늘 중 군 지원 차량은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택항도 전날 운송회사별 개별협상에서 임금인상안에 합의한 4개 업체 차량들이 이날 오전부터 운행에 나선 데다 나머지 운송업체들도 추가 타결 가능성이 높아 2~3일 내에 평소의 70% 처리수준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화물연대와 운송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일부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어 완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대한제강과 한국주철관 등 일부 사업장에서 운송료 인상 폭을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고, 평택항 일대 운송업체 10곳은 개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울산은 이날까지 모두 12개 업체가 운송료 협상에 들어가 ㈜한주와 노벨리스코리아㈜ 등 8개 업체는 운송료 인상에 합의했으나 현대자동차 생산차량을 운송하는 글로비스 등 3개 업체가 협상안을 놓고 밀고 당기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삼양사㈜는 운송 재개 상태에서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화물연대 충북ㆍ강원지부 소속 조합원 50여명은 20일에도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정문 인근에 벌크시멘트트럭(BCT) 40여대를 세워둔 채 업체 직원들과 대치하기도 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chkim@hk.co.kr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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