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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실장·수석 이임식/ "대통령 보필 잘못해 송구…선진화를 꼭 이루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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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실장·수석 이임식/ "대통령 보필 잘못해 송구…선진화를 꼭 이루어 달라"

입력
2008.06.2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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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취임한 지 117일 만인 20일 청와대를 떠났다.

류 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보다 이 대통령을 더 잘 아는 '복심'이자 필요할 땐 직언도 서슴지 않는 '동지'였다. 류 전 실장은 지난해 대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일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고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었다. 이후 이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실장직을 맡았으나 예기치 않은 쇠고기 파동과 촛불 민심 때문에 사퇴했다. 그에겐 역대 정권의 초대 비서실장 중 최단명이라는 불명예 기록도 남겨졌다.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들의 이임식장에서 류 전 실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어제 다른 수석들을 면직시키는 연설문을 썼고 오늘은 내가 떠나는 연설문을 써야 하는데…"라고 소회를 밝히다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행사장은 일순 숙연해졌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꼭 이루어 달라"고 마지막 당부를 했다.

류 전 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는 수석들도 절절한 이임사를 남겼다.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은 "절대 권력인 자유를 찾아 길을 나선다"고 했고, 이종찬 전 민정수석은 "다사다난한 허물은 모두 다 짊어지고 갈 테니 남은 사람들은 역량을 발휘해 성공한 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김병국 전 외교안보수석은 "용기 소신 꿈을 가지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며 '희망'을 강조했고,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루즈벨트 전 미 대통령 부인의 말을 인용, "자기 일은 자기 머리로 해결하고, 남의 일은 나의 가슴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청와대 직원 300여명은 류 전 실장과 떠나는 전임 수석들을 뜨거운 박수로 배웅했다.

류 전 실장은 이에 앞서 오전 청와대 집현실에서 마지막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통령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류 전 실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류 전 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게 된 전임 수석 6명도 대학 강단 등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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