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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각양각색의 교육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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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각양각색의 교육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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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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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우리 모두의 화두(話頭)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영어 공교육 완성’, ‘학교 자율화 조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등 새로운 교육정책들이 숨가쁘게 추진되면서 교육문제가 전 국민들의 논쟁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모두가 한결같이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개개인이 언급하고 있는 교육의 의미는 각양각색이다.

지향점이 서로 다른 네 유형

우리 사회에서 매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다음의 네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첫째, 교육을 ‘만들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교사가 추구하는 인간상을 사전에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학생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거나, 조각가가 조각품을 만들거나, 도공이 도자기를 만드는 것과 교육을 유사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맡기면서 ‘사람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때, 학부모가 생각하는 교육의 의미는 이와 유사한 것이다.

둘째, 교육을 ‘기르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소질이나 특성에 따라 학생이 제대로 성장ㆍ발달할 수 있도록 교사가 환경을 조성해 주고 지원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소나무는 소나무처럼, 대나무는 대나무처럼 길러야 하듯이, 학생도 개개인이 타고난 소질과 특성에 따라 잠재가능성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 된다. 이는 농부가 곡식을 재배하거나 정원사가 화초를 가꾸는 것과 같이, 학생이 자연스럽게 성장ㆍ발달하는 것을 교사가 곁에서 보호하고 격려하고 지원해 주는 것을 교육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셋째, 교육을 ‘이기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학생이 상호간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교사가 훈련시키고 지도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서 선수들이 달리기를 하거나, 경마장에서 말들이 달리는 것과 같이 교육도 일종의 상대적인 경쟁이며 그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교육에서는 개인적으로 착하고, 건강하고, 똑똑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 친구 아들이나 딸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더 착하고, 더 건강하고, 더 똑똑한지의 여부가 관건이 된다.

끝으로, 교육을 ‘깨닫기’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교육이란 학생이 정신적ㆍ신체적 수양을 통해 삶의 의미나 진리를 깨닫도록 교사가 도와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유교, 불교, 도교 등 동양의 전통적인 종교 활동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것과 교육을 유사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교육에서는 최종적인 목표로 ‘도덕적 완성’이나 ‘해탈과 해방’이 중시된다.

그래서 대화와 합의가 중요

이처럼 각 개인의 모습이 서로 다르듯 교육에 대한 생각은 저마다 다르다. 뿐만 아니라, 비록 같은 사람일지라도 상황이나 주어진 역할에 따라 강조하는 교육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컨대, ‘기르기’ 유형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학생들에게 열변을 토하는 교사일지라도, 정작 자기 자녀에게는 ‘이기기’ 유형의 교육을 강요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래서 교육당국이 교육에 관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시행하고자 할 경우에는, 관련 이해당사자들과의 대화와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야생마같이 거침없이 질주하던 각종 교육정책들이, 지난 주말 청와대의 교육과학문화수석의 교체로 인해 잠시 쉬어가는 형국이다. 이러한 기회에 교육당국은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각양각색임을 깊이 인식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서, 산적해 있는 우리 사회의 교육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슬기롭게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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