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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때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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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때리지 맙시다

입력
2008.06.23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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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프로야구 시청 중독자라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 매 경기 몇 번이고 일어난다. 바로 머리를 때리는 행위다. 홈런을 치거나 극적인 타격을 하고 들어온 선수는 마구 얻어맞는다. 자기가 홈런 쳐서 얻어맞을 때 괴로운 표정을 짓던 선수도, 다른 선수가 홈런 치면 복수하듯 패댄다. 왜 저런 구타 세레모니를 해야 하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

축하가 아니라, 진짜 서운한 게 있어 패는 것 같다. 헬멧을 쓰고 있으면 안 아픈가? 카메라에 잡힌 표정으로 봐서는 되우 아픈 것 같은데, 그 아픔을 주고받는 행위가 연일, 극적인 점수가 날 때마다 계속되는 것이다. 끝내기 타점이라도 올리면 그 선수는 축구공이 돼야 한다. 머리를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집단으로 쫓아가서 패고 밟아대는 것이다.

생일빵이라고 해서 생일 맞은 아이를 한없이 패대는 일부 청소년들한테 배운 것일까? ‘잘 하면 머리를 얻어맞아야 한다’라고 정의할 수밖에 없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폭력적인 세레모니, 이건 아니라고 본다. 맞으면, 특히 머리를 맞으면, 아프다. 내가 아픈 만큼 남도 아프다. 서로 때리지 않으면 될 텐데, 왜 서로 때린단 말인가. 선수 여러분, 머리 때리지 않고, 하이파이브로 그치는 게 훨씬 멋있습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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