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건설사에 1,000억원 넘게 대출하는 등 특혜성 자금 지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한석탄공사가 지난해 24개 공기업 중 최하위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곧 갚아야 할 만기 차입금과 부채 비율이 높아 재무구조가 취약한데다, 정부 인건비 인상률 가이드라인(2%)도 지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공기업 24개, 준정부기관 77개 등 101개 공공기관에 대한 지난해 경영실적 평가 결과를 심의, 의결했다.
24개 공기업의 경영실적은 평균 73.2점으로 전년보다 2.5점 떨어졌다. 장영철 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인건비 인상률이 가이드라인을 초과하고 경비를 과다 지출하는 등 방만경영을 해 경영 성적표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공기업 중에선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부산항만공사가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한전은 정전시간을 49% 단축하고 해외 사업에서 호조를 보였으며, 지역난방공사는 신(新)재생에너지 활용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투자유치 프로그램이 미흡하다는 평가에 따라 낙제점인 ‘부진’ 등급을 받았다.
2년 연속 경영성적 평가를 받은 한전 등 14개 공기업 기관장의 평가점수는 77.5점에서 74.1점으로 3.4점 떨어졌다. 대체로 책임경영과 이사회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준정부기관 77곳도 책임경영 미흡과 경영관리 비효율 등으로 71.4점에 그쳐 전년보다 1.0점 하락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의 성과로 준정부기관 중 1위에 올랐고, 증권예탁결제원은 경비 과다집행 등 예산관리의 비효율을 지적 받아 최하위를 기록했다.
재정부는 평가 결과를 토대로 인센티브 성과급을 기관별로 차등 지급하고, 한전 등 16개 우수등급 기관에 대해선 경비 예산을 1% 내에서 증액할 방침이다. 또 15개 부진기관에 대해서는 기관 경고와 경비예산 1%를 삭감하는 한편 경영개선계획을 제출 받기로 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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