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벌어진 조별리그에서 살아 남은 8개 팀이 2008 유럽축구선수권(이하 유로 2008) 정상으로 가는 중간 길목에서 맞붙는다.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힘의 차이는 8강 토너먼트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단판 승부의 특성상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뒤엎는 결과가 많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조별리그에서 이변을 연출한 크로아티아, 터키, 러시아가 8강 토너먼트에서도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8강전 각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 크로아티아(B조 1위)-터키(A조 2위-21일 오전 3시45분) 복병끼리 만났다
‘돌풍의 팀’간 맞대결이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우승 후보 1순위 독일을 2-1로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3경기에서 한 골 만을 허용한 탄탄한 수비진이 강점이고 득점력이 뛰어난 오른쪽 날개 다리오 스르나(샤흐타르)와 플레이메이커 니코 크란차르(포츠머스)가 공격을 이끈다.
터키는 B조 최종전에서 강호 체코에 0-2로 뒤지다 15분을 남기고 세 골을 터트리며 역전승을 거둔 기세가 무섭다. 체코를 상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작렬하며 ‘기적 창출’의 주인공이 된 니하트 카베치(비야레알)를 주목할 만 하다.
역대 전적에서는 1승2무로 크로아티아가 앞서 있다. 유럽선수권에서는 9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한 차례 만나 크로아티아가 1-0으로 승리했다.
■ 네덜란드(C조 1위)-러시아(D조 2위-22일 오전 3시45분) 히딩크의 매직 통할까
8강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다. 이번 대회 최강의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네덜란드와 최대 복병으로 평가되는 러시아가 만났다. ‘히딩크 매직’이 조국을 상대하게 된 점도 흥미롭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네덜란드가 앞선다. 베슬레이 스네이데르(레알 마드리드), 라파엘 판데바르트(함부르크) 등이 중심이 된 네덜란드의 공격진은 3경기에서 9골을 뿜어냈고 단 한 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이 ‘오렌지 군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네덜란드로서는 발가벗은 채 적 앞에 서게 된 셈이다.
네덜란드는 2007년 2월 친선경기에서 ‘히딩크호’를 4-1로 대파했지만 현재 러시아 축구는 당시에 비해 괄목상대할 성장을 보였다. 역대 전적에서는 3승1무2패(구 소련 포함)로 앞서 있다.
■ 스페인(D조 1위)-이탈리아(C조 2위-23일 오전 3시45분) 창-방패의 접전
스페인의 예리한 창을 이탈리아의 방패가 어떻게 막아낼지 주목된다.
스페인은 큰 대회에만 나가면 비틀거리던 과거와 달리 유로 2008에서 승승장구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와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투톱이 완벽한 호흡을 보이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 비야와 토레스가 빠진 상태에서도 그리스를 2-1로 꺾을 정도로 ‘대체 자원’도 풍부하다.
이탈리아는 ‘카테나치오’의 핵 파비오 칸나바로(레알 마드리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네덜란드에 0-3으로 대패했지만 프랑스를 2-0으로 꺾고 전환점을 마련했다. 3경기에서 2골 밖에 넣지 못한 빈공 해결이 숙제.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의 ‘최고 수문장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유럽선수권에서는 두 차례 만나 이탈리아가 1승1무로 앞서고 있고 지난 3월 친선경기에서는 스페인이 1-0으로 승리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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