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정부와의 불화로 4년간 대만을 방문하지 못했던 홍콩 영화 배우 청룽(成龍ㆍ54ㆍ사진)이 대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 한 달 만인 19일 타이베이(臺北)를 찾았다.
대만 TVBS 방송의 어린이 프로그램 홍보대사로 위촉돼 공익행사 참석차 대만을 찾은 청룽은 그러나 타오위안(桃園) 공항에 내리자마자 500여명의 시위대와 만났다. 우바위(吳寶玉) 전 타오위안(桃園) 현의원 등 시위대는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홍콩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시위대가 그의 입국을 반대한 것은 2004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열세를 보이던 천수이볜 후보가 총격사건을 통해 대역전에 성공하자 청룽이 “피격사건은 한 편의 영화 같으며 이번 대만 선거는 세계 최대의 우스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 청룽은 “피격 사건은 100년이 지나도 기억될 것”이라며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며 전 세계도 두려워하지 않는 내가 무엇을 무서워 하겠는가”라고 기염을 토했다.
이 발언으로 대만에서는 청룽 입국 금지 여론과 청룽 영화 안보기 캠페인이 일었고, 청룽은 발길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4년 만에 대만에 도착한 청룽은 “대만에 오는 설레임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면서도 “지난 일이 내게 큰 심리적 부담을 주었다”고 말했다.
청룽은 이날 시위대 앞에서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손까지 흔드는 여유를 보였으며“내 처가 대만인이기 때문에 나는 절반의 대만 사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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