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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의 미디어 비평]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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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의 미디어 비평]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입력
2008.06.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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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MBC <무한도전> 이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개사해 부른 것에 대해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는 개사, 개작 등의 원형 훼손을 해선 안 된다는 저작권법 13조 저작인격권상의 동일성 유지권 침해 혐의로 고소 당했다.

<무한도전> 측의 입장은 그 노래가 “패러디 차원에서 이뤄진 작업”이며 방송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에서 비영리적으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2001년에 서태지가 ‘컴백홈’ 가사를 패러디한 이재수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동일성유지권 침해’로 결론을 내린 바가 있다.

며칠 전에는 중독성 높은 멜로디로 요즘 시중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SK텔레콤의 광고음악 ‘생각대로 T멜로디’가 저작권 침해 가처분 신청을 받았다.

디지털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발전하고 여러 매체들이 서로 융합되는 디지털 환경에서 저작권 문제는 우리가 꼭 풀어야 할 숙제 중의 하나다. 사실, 저작권의 주요 목적은 저작권자에게 그의 창작물을 사용할 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함으로써 창작 의욕을 고취하는데 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 시절과는 달리 모든 창작물을 누구나 쉽게 복제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작의 과정 역시 복제인지 정당한 창작인지 분간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또한 콘텐츠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사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유통되면서 인터넷은 엄청난 발전의 기반을 다지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사람들이 하드웨어는 돈 주고 사면서 왜 소프트웨어는 공짜로 쓰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을 던질 정도로 콘텐츠의 무료 유통은 확장일로에 있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저작권이나 지적재산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향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다. 이미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에 대한 사용료가 작곡가와 가수에게 주어지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 마켓 등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역시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큰 상점들이 저작권자나 저작권자 단체와 일정한 금액을 주기로 정식 계약을 맺고 제공하는 서비스마저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저작권 보호가 지나치게 커지면 타인의 작품을 사용하고 공유하기 힘들어져 오히려 새로운 작품의 창작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자칫 공멸의 위험마저 있는 것이다.

매체간 융합 환경에서 콘텐츠들은 소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가 이루어 질 수 있어야 하고, 콘텐츠가 서로 결합되는 환경에서 정확하게 저작권을 주장하는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 역시 우리가 처한 어려운 상황이다. 저작권 문제가 디지털 시대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광화문 촛불 시위로 유명해진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의 ㈜나우콤 대표를 웹 하드 서비스 저작권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나우콤은 단순한 불법 콘텐츠 유통 방조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유통을 조장했다고 한다. 자세한 내막이야 잘 알 수 없지만 이 일이 행여 인터넷에 대한 탄압으로 비쳐져 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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