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알지 못하는 사이 뼈 조직을 허물고 결국 치명적인 골절을 일으켜 '조용한 도둑'이라고 불린다.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은 병'이다. 뼈 성분이 소실되면서 뼈 조직이 얇아지고 엉성해져 구멍이 숭숭 뚫린 것처럼 보여서 이름이 붙여졌다.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지만 뼈가 약해져 생기는 골절로 인해 자칫 생명도 잃을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의 대퇴부 골절은 치명적이어서 이와 관련된 합병증으로 사망할 확률이 정상인보다 남성은 31%, 여성은 17% 가량 높다. 전 세계적으로 2억명이 앓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200만명의 환자가 있다. 특히 환자의 90%는 폐경 여성이다.
■ 비타민Dㆍ칼슘 섭취와 운동을
대한골대사학회는 지난해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하루 8,000IU(비타민의 효과를 측정하는 국제 단위)의 비타민D와 1,200㎎의 칼슘을 복용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들은 햇빛 노출과 음식 섭취만으로는 충분한 양의 비타민D와 칼슘을 보충할 수 없다. 반면 소금을 많이 섭취할수록 콩팥을 통해 빠져나가는 칼슘의 양이 늘어나고 고단백질 음식도 칼슘의 배출을 촉진하므로, 소금은 하루 5g 이하로 섭취하고 고단백질 음식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필요하다. 운동량은 주 3회로 1회당 최소 30분이 적당하다. 하지만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골절을 유발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밖에 금연과 절주, 낙상 방지를 위한 시력교정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폐경 여성은 매년 정기적으로 골밀도검사(BMD)를 받는 게 좋다.
■ 어떤 치료제 있나
골다공증 치료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이 대표적으로, 전세계적으로 폐경기 여성과 남성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며 골다공증 치료제 가운데 64%를 차지할 정도다. 뼈의 재흡수 부위에 착용해 파골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골밀도를 늘리는 역할을 한다.
골다공증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1,100억원대로 이 가운데 알렌드로네이트 약이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 이 계열의 약으로는 한국MSD의 '포사맥스'가 1998년 처음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지난 10년간 임상데이터에 따르면 알렌드로네이트 약을 먹은 환자의 96%에서 골밀도가 늘어났다. 엉덩이관절 골절 감소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한국MSD는 알렌드로네이트 약에다 비타민D를 보강한 '포사맥스 플러스'를 내놓았다.
사노피-아벤티스가 내놓은 '악토넬'(성분명 리세드로네이트)도 포사맥스와 비슷한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1주일에 한번 복용하면 되는데, 복용 후 6개월 이내에 신속히 척추, 비척추, 엉덩이관절 등 주요 부위의 골절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폐경 후 골다공증 환자에 많이 쓰인다.
한국릴리의 '에비스타'(성분명 랄록시펜)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대체제로 개발됐다. 이 약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뼈 손실을 막는 메커니즘이다. 엉덩이관절보다 척추골절 예방에 효과가 크다.
여성호르몬 요법의 부작용인 유방암을 유발하지 않고 오히려 예방효과가 있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침윤성 유방암의 위험을 줄인다고 인정받았다.
한국릴리는 또한 펜 형 주사제인 부갑상선 호르몬 약 '포스테오'(성분명 테리파라티이드)도 출시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뼈를 만들어줘 중증 골다공증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GSK의 '본비바'(성분명 이반드로네이트)는 먹는 약(1개월에 1정 복용)과 주사제(3개월에 1회 투여) 등 두 종류가 있다. 주로 척추 골절 위주로 예방효과가 입증됐으며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비척추 골절과 엉덩이관절 골절에도 예방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사제는 위장관질환이 있거나 이미 골절이 생긴 환자에게 처방되고 있다. 이밖에 노바티스에서 1년에 한 번 주사하는 '아클리스타'(성분명 졸레드로네이트)를 내놓고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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