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하게 끝날 것 같던 한나라당 당권 레이스에 변수가 생겼다. 당내 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허태열 의원이 7ㆍ3전당대회에 출마하기로 한 것. 그간 출마를 고심해 온 허 의원은 18일 “원래 출마하지 않으려 했는데 친박계가 전대를 보이콧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져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 같았다”며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19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다.
허 의원은 ‘친박계 대표주자’를 내걸고 나올 것이다. 친박계 대의원들의 표심이 급속히 결집할 것이라는 얘기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 등 여권 주류끼리의 선두 다툼에 변수가 등장하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정 최고위원보다는 박 전 부의장에 호의적이었던 친박계 표심이 허 의원 쪽으로 쏠리지 않겠느냐”면서 “주류에서도 허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박 전 부의장과 정 최고위원 중 한 쪽으로 몰아주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경남, 허 의원은 부산 출신이어서 지지 기반이 겹치는 것도 변수다.
허 의원의 득표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허 의원 측은 “1인 2표제에서 최소 한 표는 한나라당 대주주인 친박 진영에 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친박계 의원은 “우리 쪽 당협위원장이 전체 약 250명 중 70명 정도여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계파 내부에도 허 의원 출마에 떨떠름한 기류가 있어 표 결집도가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친박 색채가 약한 김성조 진영 의원은 허 의원에게 표를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 현재 김성조 공성진 진영 의원들 사이의 3, 4위 경쟁 구도도 흔들린다는 것이다.
관건은 박 전 대표가 허 의원 지지 의사를 밝히느냐가 될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허 의원의 출마를 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 의원은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이렇다 저렇다 말씀을 안 하고 듣기만 했다”고 말했다. 친박계 다른 의원은 “이번엔 박 전 대표가 끝까지 ‘마음’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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