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문계고 육성 방안으로 도입한 마이스터(Meister)고 운영 방안이 최근 공개되면서 ‘기술 영재’와 ‘안정된 직장’을 동시에 꿈꾸는 학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스터고는 산업체와 연계해 기존 전문계고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 경쟁력 있는 기술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기존 702개 전문계고 중 올해 20곳, 내년 30곳 등 총 50개 학교를 마이스터고로 지정하고 내년부터 당장 신입생을 뽑겠다는 계획까지 이미 발표됐다.
■ 직업 경로 확실
마이스터고 정책을 입안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졸업생들이 취업은 물론 직업 경로(career path)를 확실히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산업체와의 연계와 협력은 마이스터고의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전문 기술자 수요가 많은 조선 분야의 경우 학교에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업체와 연계해 특성화된 전문 교과목을 배우고 현장실습 위주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산업체에서는 학교와의 협약 내용에 따라 실험실습 기자재는 물론 장학금 및 교육과정 운영비를 지원하게 된다.
학교도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특수 용접실을 마련하거나 용접사 전문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학생들은 또 현장체험을 바탕으로 선박건조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된다.
기업 수요에 맞는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게 되면 졸업 후 진로도 비교적 장밋빛이다. 3년 동안 학교에서 체득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선박 정비원, 항해사, 기관사, 용접원 등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학과 및 해양학과에 진학하거나 국토해양부, 해양수산청 연구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게 교과부 전망이다. 연봉도 전문기술을 인정 받을 경우 현행 고졸 수준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농생명 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면 재학 중에 농수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농협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하고 졸업 후에는 첨단농업 관련 공공기관, 농산물 무역회사, 식품가공 회사 등에 취업이 수월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산업체 채용이 의무는 아니지만, 신규 인력을 뽑는다면 현장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마이스터고 출신을 선호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 학교 운영 차별화
마이스터고는 졸업생이 산업체에 조기정착 할 수 있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에 학교 운영도 차별화 된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산업계 인사가 교장에 임용될 수 있고 산업체 명인, 명장 및 산업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산학겸임교사로 채용될 수 있다.
산업계 수요에 맞게 자유롭게 전문교과를 신설하거나 실습을 확대하고, 계절학기 운영도 자율화해 교육과정이 재능교육, 현장교육 위주로 재편된다. 교과용 도서 또한 상시 개발해 보급될 수 있도록 검ㆍ인정 과정을 간소화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에서 활용하는 교재와 매뉴얼도 도입된다.
졸업 후 취업한 학생은 4년 동안 입영을 연기할 수 있고 군 복무 때도 특기병으로 근무할 수 있다. 군 복무 기간에는 ‘전문하사 학사학위 취득과정’(e-military university)을 통해, 취업 후 사내대학, 사이버대학 등을 통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교과부는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50개 학교에 대해서는 시설투자 등 준비금 명목으로 학교 당 25억원을 지원하고 기숙사비와 학비도 전액 지원할 계획이다. 서명범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직업 적성이 뛰어난 학생을 새로운 직업 경로를 통해 취업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마이스터고의 도입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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