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원ㆍ달러 환율이 15원이나 떨어졌다. 최근 경제정책의 초점을 성장에서 물가로 선회한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결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1원 내린 1,023.2원으로 마감됐다. 종가 기준 4일 이후 최저 수준이자, 하루 하락폭으로는 3월 18일(15.2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는 정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입의 형태는 입체적이었다. 먼저, 한국은행이 개장 직후 브리핑을 통해 “최근 외채 급증은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을 밝혀 단기외채 급증에 대한 불안감을 누그러뜨렸다.
이어 전날 “환율이 물가 안정에 도움되게 움직여 주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던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이 이날도 “정부는 외환시장 흐름이 물가안정 정책과 조화될 수 있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구두개입에 나섰다. 그리고 즉시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달러매도 개입이 이어졌다. 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개입 직후, 환율이 1,036원대에서 1,022원대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달 하순 1,050원대에서 최근 1,010원대까지 움직이는 사이 구두 및 실개입을 통해 환율 방향을 틀어왔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선 “당국이 1,000~1,060원 정도의 환율 범위를 정한 것 아니냐”, “개입이 너무 잦으면 정작 써야 할 때 약발이 안 먹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신한은행 홍승모 차장은 “불과 몇 주전 상황과 지금은 또 달라 정부가 개입한 시점을 꼭 원하는 범위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지금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인 만큼 당분간 환율 급변동을 막는 정부의 선제적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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