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탄소 배출권’에 투자하는 공모형 탄소펀드가 나온다.
동양투신운용은 17일 세계적인 탄소 배출권 관련 프로젝트 기업 ‘에코시큐리티’(EcoSecurities)와 ‘동양탄소펀드’ 운용을 위한 자문계약을 맺었다. 동양투신은 “다음달 2,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먼저 선보인 뒤 곧 이어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펀드도 업계 최초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온실가스)는 보통 기피 대상이지 투자로 연관짓기가 쉽지않다. 탄소가 돈이 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려면 1997년 시행된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알아야 한다.
교토의정서의 핵심은 정해진 기간 안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 기업은 그만큼의 권리(배출권)를 사야 하고, 자구노력을 통해 할당량보다 적은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은 남는 권리를 팔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탄소 배출권이 상품처럼 수급원리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게 된다.
동양투신은 주로 탄소 배출권 창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 국가를 타깃으로 삼는다. 각국의 탄소배출 저감 프로젝트인 청정개발체제(CDM)에 투자해 얻은 탄소 배출권(CER)을 유럽 등 거래시장에 내놓아 탄소 배출량이 높아 할당량을 넘어선 기업에 파는 구조다.
수익성은 충분하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백창기 동양투신 대표는 “현재 상품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큰 투자대상은 원유지만 앞으로 탄소가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CER의 시장 규모는 실질 거래가 이뤄진 2005년 100억달러에 이어 2010년 1,500억달러, 2012년 2,0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탄소펀드의 자문역을 맡은 에코시큐리티는 멕시코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었다. CDM에 150만달러를 투자해 연간 20만톤의 CER을 톤당 10유로에 확보했는데, CER가격이 톤당 19유로로 올라 연 250만불의 순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CER의 성장세 및 가격전망도 밝다는 얘기다.
다만 탄소펀드는 5년 폐쇄형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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