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T장관회의가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됐다. OECD 장관회의로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42개국의 장ㆍ차관급 인사 등 정부 대표들이 참석하며, 향후 10년을 좌우할 ‘인터넷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18일까지 열린다.
개막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케빈 마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 폴 투메이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 대표 등이 참석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 빈톤 서프 구글 부회장, 가쓰아키 도요타 회장 등 세계 각국의 기업인들도 동참했다.
■ 전세계적 정보 격차 해소 화두
개막식 연사들의 화두는 단연 국가간, 지역간 정보격차 해소였다. 이 대통령과 최 위원장은 “전 세계 66억명 가운데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인구는 20% 수준에 불과해 디지털 그늘이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며 “국가간, 지역간 디지털 기회의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인터넷이 사람들의 삶의 질을 변화시켰으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립돼 있다”며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구현한 공로를 인정 받아 초청 연설을 했다. 최 회장은 “세계 경제가 지속 성장하려면 정보통신 기반시설이 뒤떨어진 국가들을 인터넷 경제체제로 견인하는 것이 1차적 과제”라며 “인터넷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협력”을 역설했다.
이틀 동안 그룹별로 열리는 회의 결과는 정부 수석대표회의에 보고되고, 이를 토대로 각국 대표들이 합의한 ‘서울 선언문’이 채택될 예정이다.
■ 최상위 인터넷 주소에 한글 사용
폴 투메이 ICANN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1분기부터 최상위 인터넷 주소(TLD)에 한글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TLD란 한국을 가리키는 닷케이알(.kr), 기업을 뜻하는 닷컴(.com), 네트워크를 나타내는 닷넷(.net)처럼 해당 인터넷 주소의 성격을 표시하는 중요한 주소 체계다. 여기에 한글이 도입되면 인터넷 주소에 ‘.기업’, ‘.한국’처럼 표시할 수 있다.
투메이 대표는 “영어 외에 다양한 언어로 TLD를 표시하는 방법을 이달 중 파리 국제회의에서 논의한다”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한글로 TLD를 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CANN이 다국어 TLD를 도입하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터넷 인구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지역간, 국가간 정보격차 해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투메이 대표는 “다국어 TLD는 20여년 인터넷 역사에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CANN은 인터넷 주소 체계를 현행 IPv4에서 IPv6로 적극 확대한다. 투메이 대표는 “현재 IPv4 체계는 42억개의 인터넷 주소를 만들 수 있으나 2012년이면 고갈된다”며 “IPv6는 수 조개 이상의 인터넷 주소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부대 행사로 삼성전자 LG전자 KT SK텔레콤 퀄컴 HP 등 700여개 국내ㆍ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참여해 IT 기기 및 서비스 등을 전시하는 ‘월드 IT쇼 2008’이 코엑스에서 함께 열렸다. 이 행사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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