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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버핏처럼 한국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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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클리닉] 버핏처럼 한국을 보라

입력
2008.06.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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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주식 직접투자의 대가인 워렌 버핏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미국의 금융주보다 한국의 주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한다. 물론 투자의 대가로서 가끔씩 던지는 공치사일 수도 있겠으나, 장기투자와 가치투자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그의 발언은 많은 시장 참여자가 한국 주식을 달리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판단한다.

워렌 버핏의 투자원칙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필자의 짧은 금융상식으로 정리하면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있는 업종 중 높은 브랜드 가치와 좋은 경영진을 가진 기업을 골라 적정주가 대비 낮은 가격에 매수하여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라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투자원칙을 고려할 때, 그가 한국 주식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사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는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워렌 버핏이 지적한 대로 재무제표가 튼튼하고 수익률이 좋은데다 기업문화가 건전하고 재능 있는 경영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가치를 평가 절하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엄청난 구조조정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크게 개선됐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특히 단순한 자기자본이익률(ROE) 뿐만 아니라, 영업을 위해 투자한 자산규모대비 세후 영업이익의 규모를 평가하는 기준(ROIC)도 매우 큰 폭으로 개선(1997년 4%→2008년 예상 10% 수준)됐다.

2000년 초반만 해도 사실상 장기적 업황을 전망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현재는 향후 몇 년간은 호황이 지속될 것이고,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한 철강 조선 해외엔지니어링 등의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증가해 실적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발전은,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극복하고 대형주 기준 전년동기대비 10% 내외로 증가한 영업이익이 잘 방증해 주고 있을 것이다.

워렌 버핏은 크게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장기적인 수급환경에 있다. 저축성 자산에서 투자형 자산으로, 실물투자에서 금융자산투자로 가계 자산의 흐름은 변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주식시장의 진정한 장기투자자라고 할 수 있는 사적연금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의 시장참여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더욱이 2008년 예상 실적 기준 우리나라 주요 대형주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배 수준으로 가격 매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불세출의 투자대가 워렌 버핏도 매력을 느낄 만한 기업내용에 충분한 가격매력, 게다가 장기적인 수급환경마저 뒷받침되는 한국의 주식시장을 몇 가지 불확실성만을 내세워 외면하기는 너무 아깝지 않는가.

워렌 버핏의 마음으로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볼 시기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한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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