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계속되고 있다. ‘촛불’이라는 말을 듣거나, 촛불의 장관을 보게 되면, 막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대히트를 쳤던 ‘촛불잔치’라는 대중가요다. 인터넷으로 추억의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니, 지금의 정국을 정확히 은유하고 있는 것도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시 이 노래가 놀랄 만한 사랑을 받은 게 87년 민주화항쟁기 무렵이다. 만들고 부른 이들이 의도했건 안했건 그 시대를 담았을 테고, 그 노래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대중 역시 의도했건 안했건 시대적인 정서를 담아서 듣고 따라 불렀을 테다.
20년이 지나서 유령의 재림처럼 그 노래가 새록새록 와 닿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여하간 오늘 밤에도 “나의 작은 손(마음)에 초하나 있어 이 밤 불 밝힐 수 있다면”이라는 심정으로 “촛불 잔치를 벌여보자 촛불 잔치야!”를 갈구하는 분들이 계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생계를 건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그 분들은 촛불 대신 파업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장 절박할 때 치켜드는 촛불이 바로 ‘파업’이다. 그런데 기쁠 때도 드는 게 촛불이다. 건설의 가장 밑바닥에서 헌신해온 분들이 진정한 대가를 찾고 기쁨의 촛불잔치를 벌이는 날이 어서 밝기를.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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