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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국이민사 박물관 찾아가보니/ 애니깽의 애환이 영상·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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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국이민사 박물관 찾아가보니/ 애니깽의 애환이 영상·사진으로

입력
2008.06.18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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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12월 121명의 농장 노동자들이 당시 제물포항(현 월미도)에서 하와이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한국 최초의 해외 이주자들이다. 이들이 이국땅에서 겪은 고통과 시련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우리나라 이민사의 첫 장을 장식했던 월미도에 개항기 이후 선조들의 해외 이민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이 13일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인천시와 해외동포들이 모은 115억원으로 만들어졌다.

한국 이민사를 주제로 한 최초의 이 박물관은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공원내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100㎡ 규모로 4개의 상설 전시관에 150점의 각종 유물과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총 4,400점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은 1단계로 미주관이 완공됐으며, 2012년까지 유럽관, 아시아관, 교육동을 건립할 계획이다.

제1전시실에 들어서면 최초의 해외이주자들을 제물포항에서 하와이 호놀룰루항으로 실어 나른 증기선인 갤릭호의 모형이 첫 눈에 들어온다. 배 한가운데 놓인 항해 키를 돌리면 제물포, 목포, 나가사키, 호놀룰루에 이르는 첫 이민자들의 항로와 여정을 알 수 있다.

배 안에는 하얀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할머니(밀랍인형)이 의자에 앉아 웃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뛰어 나올 것처럼 생생하다. 개항 당시 인천을 소개하는 사진과 자료들도 즐비하다.

제2전시실은 인천항에서 출항해 하와이에 정착한 7,415명의 한인 이주자들의 애환과 개척자로서 미국에 뿌리 내린 역사적 발자취가 흠뻑 느껴진다.

이민 1세대가 세운 하와이 한인학교를 재현한 교실에 가면 선조들의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을 느낄 수 있다. 교실에는 칠판과 교탁, 나무로 된 책상과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의자에 앉으면 책상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당시 이민 2세들이 배운 ‘초등소학’ 등을 볼 수 있다.

바로 옆에는 이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였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의 모습을 그대로 접할 수 있다. 또 한인노동자들의 목걸이처럼 걸고 다녔던 번호표와 당시 사용했던 도시락과 물통도 전시돼 있다.

제 3전시실은 멕시코, 쿠바 등 중남미로 떠난 이민자들의 애환과 이들의 구국운동을 포함한 미주 한인사회의 독립운동 과정이 사진과 영상 자료들을 통해 잘 나타나 있다. 제4전시실은 전 세계로 진출해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700만 해외동포들의 현황과 인천의 미래상을 살펴 볼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의 이민사를 재조명하는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찾는 이용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는 서부공원사업소 박은미(36) 팀장은 “주말에는 가족단위 관람객 등이 하루 평균 2,000여명이, 평일에는 학생 등 단체 관람객들이 하루 평균 500여명이 몰려 들고 있다”고 전했다.

부평에서 왔다는 박순자(45)씨는 “과거 우리 선조들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이역만리 타국으로 떠나야 했던 눈물겨운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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