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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새 행장 첫 토박이냐 또 모피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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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새 행장 첫 토박이냐 또 모피아냐

입력
2008.06.17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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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토박이’출신 행장이 맞을 것인가, 아니면 ‘모피아’전통이 이어질 것인가.

공모절차가 한창인 수출입은행 차기행장 인선에 금융권의 관심이 비상하다.

수출입은행은 1976년 외환은행으로부터 수출입 금융업무를 넘겨받아 설립된 이래, 단 한번도 내부출신 행장을 경험하지 못했다. 15명의 전ㆍ현직 행장 대부분은 모피아(구 재무부ㆍ재경부 출신관료들을 일컫는 말)였으며, 간혹 한국은행 등 출신이 있었을 뿐이다. 수출입ㆍ해외투자ㆍ해외자원개발 등에 대한 금융지원, 대외원조(EDCF) 및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기금관리 등 업무 자체가 ‘공적 성격’이 짙은 탓도 있었지만, 정부 역시 수출입은행장 자리 만큼은 결코 외부에 넘겨줄 의지가 없었다.

하지만 새 정부의 공기업 인사정책변화에 따라 처음으로 행장공모가 진행되면서, 수출입은행 내부에선 ‘이번만은…’하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 수출입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14명의 행장 지원자 가운데 김진호 전 수출입은행 전무, 진동수 전 재경부차관, 김우석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강석인 전 한국신용정보 대표, 김윤환 고려대 초빙교수 등 6명을 면접대상자로 압축했다. 금융권에서는 김진호 전 전무와 진동수 전 차관 정도의 ‘2파전’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창립 멤버인 김진호 전 전무는 지난해 퇴임 때까지 31년간 근무하면서 요직을 두루 거친 ‘토박이’수출입은행맨. 은행 업무를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데다, 합리적 성격으로 대내외 신망이 높다. 전무시절에도 행장 후보로 최종 경합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반면 진동수 전 차관은 정통 관료출신으로, 재경부 차관시절 대외경제분야를 맡았기 때문에 수출입은행 업무가 낯설지는 않다. 참여정부 때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다 막판 탈락했으나, 이명박 대통령 당선후 인수위에 합류하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은행내부 정서는 당연히 김진호 전 전무쪽이다. 한 은행 간부는 “수출입은행 업무성격상 무조건 관료출신을 거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설립 30년이 넘도록 단 한번도 내부에서 행장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조직의 자존심이나 직원 사기에도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공적 색채가 강한 수출입은행 업무특성상 ‘관료출신 배제’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최종인선결과가 주목된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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