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 촛불집회의 메카로 자리잡으면서 서울시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 곳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각종 문화ㆍ체육행사가 잇따라 취소됐을 뿐 아니라, 수많은 인파에 광장 잔디마저 말라 죽는 등 시간이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총 7억5,000만원을 투입해 지난달 16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시작한 재즈, 국악, 발레 등 문화공연 행사의 상당수가 촛불집회 때문에 축소되거나 개최 자체가 무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문화요구 충족을 위해 10월까지 매일 밤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당초 예정했던 21회 공연 가운데 11회가 취소됐으며 그나마 열린 10회 공연도 참석자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문화공연 행사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지만 촛불집회가 계속될 경우 당초 목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밖에도 서울시가 현대캐피탈과 공동으로 13∼15일 서울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세계체조갈라쇼’도 부랴부랴 올림픽공원으로 개최 장소를 옮겼으며, 서울세계여자스쿼시대회는 예정대로 지난 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리기는 했으나 촛불집회에 밀려 일반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다.
서울광장 잔디도 수난을 겪고 있다. 매일 최소 수천 명에서 최대 수만 명이 촛불을 들고 모이는 바람에 광장 잔디 곳곳이 패이거나 누렇게 죽어 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3월 중순 강서구 가양양묘장에서 생산한 잔디로 광장을 단장한 지 3개월도 안됐다”며 “올해 잔디관리 비용이 지난해(6,000만원)보다 70% 이상 증가한 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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