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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시카고에 간 김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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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시카고에 간 김파리

입력
2008.06.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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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선 글ㆍ김은주 그림/논장 발행ㆍ120쪽ㆍ8,500원

최근 어린이들을 위한 우리말 사전인 <나의 첫 국어사전> 을 낸 동화작가 채인선의 동화모음집이다. 수록작중 ‘정민이와 두덤이’는 키가 작다면 작다는 이유로, 키가 크면 크다는 이유로, 뚱뚱하면 뚱뚱하다는 이유로, 말랑깽이라면 말랑깽이라는 이유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요즘 아이들의 고민에 시선을 돌린 작품이다.

키가 작아 고민인 정민이와 키가 너무 커 걱정인 두덤이는 어느날 놀라운 경험을 한다. 사람들에게 “왜 이렇게 작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민이의 키가 작아지고 “왜 이렇게 크냐”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두덤이의 키는 자란다. 마침내 강아지보다 작아진 정민이와 거대한 두더쥐로 변한 두덤이는 서로에게 동병상련의 고민을 털어놓고 집을 바꿔 살기로 한다.

누워서도 밤하늘을 구경하고 벽이란 벽에 실컷 그림을 그릴 수 있게된 정민이와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 심지어는 자장면집형과 요구르트 아줌마의 사랑까지 듬뿍 받게된 두덤이 모두 그런대로 뒤바뀐 생활을 견뎌내는데… 그러나 엄마 아빠가 그리워져 다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뒤 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외모를 걱정하는 아이들에게 전하려는 작가의 메시지다. “너는 그냥 너일 뿐이야. 키가 크든 작든 그건 아무 상관이 없단다.” “작든 크든 우리는 부모의 자식이다.”

비행기를 타고 미국여행을 떠난 파리 이야기를 다룬 표제작 ‘시카고에 간 파리’, 아기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을 일기로 남기는 오리를 소재로 한 ‘글 쓰는 오리 밍구’ 등 다른 수록작에서도 발랄하게 펼쳐지는 작가의 상상력은 만화풍의 삽화와 썩 잘어울려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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