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KBS 사장의 배임 혐의 피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 사장에게 17일 출석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의 배임 여부는 물론 정 사장 퇴임을 위한 국가기관의 전방위 압박 논란도 한층 증폭될 전망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박은석)는 최근 정 사장에게 “17일 오후 2시까지 검찰에 출석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정 사장이 출석할 경우 KBS가 서울지방국세청 등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취소 청구소송 항소심을 취하한 경위와 이 과정에 정 사장이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KBS는 “변호인단과의 협의를 통해 정 사장 출석 여부와 출석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정 사장 조사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KBS는 2003년 “1996~2000년 수신료 등에 대해 부과한 2,300억원의 법인세 등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1,990억원 부과 취소’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으나 2005년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556억원만 환급받기로 세무당국과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했다.
이와 관련, KBS 전직 간부 조모씨는 “정 사장이 경영적자를 메워 사장을 계속하려는 욕심 때문에 서둘러 소송을 마무리,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정 사장을 고발했으나 KBS측은 “법원의 조정권고에 따라 최고 심의ㆍ의결기구인 경영회의까지 열어 결정한 사안인 만큼 배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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