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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하워드 진, 세상을 어떻게 통찰할 것인가

입력
2008.06.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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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바사미언 지음ㆍ강주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발행ㆍ268쪽ㆍ1만2,800원

미국의 역사학자ㆍ극작가 하워드 진이 미국을 전면적으로 비판했다. 최근 공중파 라디오에서 8차례 진행한 인터뷰, 대학 졸업식 연설 등에서 그는 전쟁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문화에 맡겨진 비중은 더욱 막대함을 상기시켰다.

“이라크전은 5년째이고, 아프가니스탄전은 7년째이다. 미군 희생자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자는 “미국이 거대 병영 국가로 변해 가고 있다”며 “막강한 정치ㆍ경제력을 앞세워 타국을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는 테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이 TV나 <타임> , <뉴스위크> 의 노예로 전락하기 전에 책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알게 해 주는 매체는 책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또 거대 자본으로 세계 출판 산업을 독점하고 이윤을 남기는 데 최대의 가치를 두는 다국적 출판사 문제와 관련, “개성 있고 비판적인 안목의 소규모 독립 출판사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희망적”이라고 지적했다.

저자가 실천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시민불복종 운동이다. 지지하는 원칙이나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현상에 대해 극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그가 1963년 스펠먼 대학 역사학과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때, 정부와 학교 당국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하다 ‘불복종’을 이유로 해고 당한 경험과 맞물려 있다.

그는 2003년 제 75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의 수상자로 나와 이라크 전쟁의 진상을 폭로, “부시 씨,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일갈한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전문직이라는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투쟁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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