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전면 파업이 시작된 13일, 전국 물류는 사실상 완전 마비됐다. 1만3,000여명의 화물차 운전자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똘똘 뭉쳐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물류중심인 부산항을 비롯해 산업현장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2003년 파업 때와는 달리 비조합원들까지 운송거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피해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3일 국토해양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현재 전국적으로 운송거부에 들어간 화물차량은 1만821대로 주요 항만에서는 7,691대가 운행을 중단했고, 대형사업장의 파업 참가 차량도 3,130대에 달했다. 전날(4,500여대)보다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 차량 대부분이 수출입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대형 차량인 데다 파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비조합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어 주요 항만과 ICD(내륙 컨테이너 운송기지), 기업 현장에서 물류 마비 사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부산항의 경우 각 터미널 야적장은 통상 오전 9시부터 컨테이너 반출입이 본격 시작되지만, 이날 총파업 돌입으로 화물수송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노총까지 가세하면서 운수노조 산하 다른 업종도 대체수송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
앞서 9일부터 운송거부가 시작된 평택ㆍ당진항의 경우 12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13일에는 아예 입구가 봉쇄되면서 운송 시스템이 마비됐다. 12일 파업에 돌입한 광양항도 일부 조합원들이 야적장에서의 컨테이너 반출입을 막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피해는 항만뿐만 아니라 화물차량을 많이 사용하는 시멘트, 철강, 건설 업계를 비롯해 전 산업 분야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일시멘트, 아시아시멘트, 성신양회 등 제천ㆍ단양지역 시멘트업계의 화물수송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철강업계도 발을 동동 구르긴 마찬가지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몰려있는 경북 포항지역에서 내수용 철강제품의 육상 수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하루 2만5,000톤의 육상운송 물량 출하가 중단됐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도 올스톱 상태다.
이 같은 피해는 시멘트와 철근, 콘크리트를 가져다 쓰는 건설업계의 피해 도미노로 이어지고 있다. 충남 당진의 한 플랜트 공사현장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의 운송방해로 철근 수송이 중단됐고, 성남 판교신도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철근과 시멘트 등 주요 자재 공급이 끊기면서 공사중단이 임박해 있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6일부터 덤프트럭과 굴삭기 등으로 구성된 건설기계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물류대란에 따른 메가폰급 피해가 우려된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