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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키스탄 '대테러 동맹'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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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파키스탄 '대테러 동맹' 위기

입력
2008.06.1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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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북서부 도시 페샤와르에서 50㎞ 떨어진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파키스탄 병사 11명이 숨졌다. 미국은 즉각 오인 사격이었다고 사과하면서 사태 조기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파키스탄군은 “어처구니 없고 비열한 공격”이라고 반발해 미국이 대테러 전쟁의 중요 동맹국을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가 미국의 반대 속에서 아프간 국경지대의 탈레반 지지 부족과 평화협상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시기적으로 미묘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주장에 따르면 과거부터 파키스탄과 아프간 양국이 관할권을 놓고 다툼이 있던 국경 초소 부근에서 10일 양국군이 대치했다. 이 마찰은 양국군의 협의로 별 문제없이 해결됐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군이 철수한 직후 미국 항공기가 이 초소를 폭격해 파키스탄군 대령급 지휘관을 포함해 11명이 전사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AFP통신도 “파키스탄 정보기관 요원들과 민병대들이 아프간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언이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단체에서 발표된 지 이틀 만에 사건이 발생했다”며 단순한 오폭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알 카에다의 수뇌부가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이 지역에서 미군의 잇단 공격으로 올해에만 50여명이 사망, 반미정서가 거센 곳이라고 BBC는 전했다.

친미 노선을 걸어온 베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반대, 총선 승리로 3월 권력을 잡은 길라니 총리는 의회에서 “우리의 주권과 국가의 권위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성명을 발표 “이번 공격으로 대테러 전쟁에서 미국과의 공동 군사작전 등 협력관계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곤잘로 갈레고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 군대의 통신을 개선해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사건의 원인을 통신 미비 탓으로 돌렸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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