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석(33)이 지그시 눈을 감고 뮤지컬 <헤드윅> 의 ‘오리진 오브 러브’(The Origin of Love)를 부르는 동안 연신 고개를 끄덕이던 존 카메론 미첼(45)은 노래가 끝나자 오만석을 힘껏 포옹했다. 미첼은 “오만석의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다”면서 “자랑스러운 아들을 둔 아버지의 기분”이라고 했다. 헤드윅>
동독 출신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헤드윅> 의 극작가 겸 오리지널 캐스트 존 카메론 미첼이 14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헤드윅 콘서트> 무대에 선다. 헤드윅> 헤드윅>
지난해 한 차례 내한 공연을 가졌던 그에게 한국은 “지치고 힘들어 감당할 수 없었던 헤드윅을 다시 사랑할 수 있게 해 준 특별한 곳”이다. <헤드윅> 탄생 10주년인 올해 그는 한국 초연(2005) 배우 오만석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콘서트의 부제도 ‘존 카메론 미첼&오만석’. 헤드윅>
공연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마치 한 몸이 된 듯 했다. “소극장에서 혼자 이끌어 가는 <헤드윅> 에 출연하면서 배우라는 게 관객의 힘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어요.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공부가 많이 됐죠. 또 상처로 얼룩진 헤드윅의 삶에 빠져 살다 보니 연습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3년 만에 헤드윅으로 돌아온 오만석은 이를 치유의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헤드윅>
‘치유’라는 말에 미첼이 얼른 끼어들었다. “헤드윅을 연기하기 위해 배우는 자신의 인생 전체를 먼저 탐구해 봐야 합니다. 제 경우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어요.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숙했다고 할까. 헤드윅은 나를 좀 더 깊이 알게 하는 테라피 같아요.”
미첼은 지난해 내한 콘서트에서, 영화 <헤드윅> (2000) 출연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헤드윅 분장을 했다. 미국 이외의 지역에선 처음 갖는 무대였다. 헤드윅>
“한국 팬들이 이토록 <헤드윅> 에 열광하는 이유를 저도 정말 모르겠어요. 굳이 찾자면 자아가 분열된 헤드윅과 남북으로 분리된 한국적 상황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정도예요. 인종에 관계없이, 또 성적 소수자든 아니든 모든 이에게 <헤드윅> 이 다가갈 수 있는 이유를 한국 공연을 통해 찾고자 합니다.” 헤드윅> 헤드윅>
오만석은 <헤드윅 콘서트> 와 더불어 다음달 개막할 <내 마음의 풍금> 연습과 11월에 있을 뮤지컬 <즐거운 인생> 의 연출가 데뷔 준비로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좋아하는 축구를 할 시간은 없지만 정말 즐겁게 살고 있다”는 그는 “공통 분모가 많은 미첼과 한 무대에 서는 것은 크나큰 선물”이라고 했다. 즐거운> 내> 헤드윅>
군인 아버지를 둔 까닭에 늘 아웃사이더였고 그래서 ‘인간은 혼자인가’라는 질문을 항시 가슴에 품고 다녔다는 미첼에게 이번 공연만큼은 분명 외롭지 않은 무대가 될 듯하다.
지난해 콘서트에서 ‘섬집아기’, 록 밴드 ‘MOT’의 ‘날개’ 등의 한국 노래를 들려줬던 미첼은 이번 공연에서도 새로운 한국 노래를 선보이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또 다른 한국 초연 캐스트인 조승우도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다. 공연 문의 (02)3485-870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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