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인사 문제로 온통 어수선하다. 대통령 실장이 유임되는지, 교체 시에는 누가 후임이 되는지, 수석들은 어떻게 되는지 각종 설(說)들이 돌아다닌다. 모두가 손이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청와대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신과 친한 인사들을 띄우기 위해 ‘누가 유력하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결심이 확고히 선 게 아닌데 (한나라당 쪽에서) 후임자 이름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당혹스럽다”면서 “아직 인사 폭과 후임자 등에 대한 방침이 서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인사시기는 당초 발표한 대로 촛불시위 등의 정국상황과 맞물려 좀 늦어지게 될 것이고 내주 중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이 공식적으로는 인선이 아직 구상단계 수준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 내부에서는 주요 후보군에 대해 재산ㆍ병역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등 인선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류우익 실장의 교체여부다. 차기 실장으로는 윤여준, 박세일 전 의원 등이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도 물망에 올랐으나 본인이 고사하고 ‘코드인사’ 논란도 있을 수 있어 배제됐다는 후문이다. 윤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근접해 있으나 ‘과거 이미지’가 강한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탁월한 이론가이나 독주하는 스타일이라는 반론이 접수된 상태다. 이 때문에 비 정치권에서 제3의 인물을 찾아 기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렇듯 교체론이 대세를 이룬 가운데 유임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류 실장 후임에 측근을 기용하면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고, 외부인사를 데려오면 수석들과 팀워크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임이 더 낫다는 요지의 보고서가 대통령에게 올라가고 있다”고 귀뜸했다. 정가에서는 이상득 의원을 비롯한 핵심 진영에서 류 실장의 유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수석 인선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수석은 정종복 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다 친 이상득 의원계라는 점에서 주춤하고 있고, 대신 정선태 변호사가 힘을 받고 있다. 정무라인에는 맹형규 박형준 권오을 전 의원 선에서 교통정리가 될 전망이며, 홍보라인에는 박형준 전 의원 기용설 속에 언론인 출신인 김두우 정무2비서관의 승진기용설도 나오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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