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화려한 '축구쇼'가 시작됐다.
2007~0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과 득점왕을 싹쓸이하며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호날두는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제네바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체코와의 2008 유럽축구선수권(이하 유로 2008) A조 2차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호날두 영입 작전에 나선 이유를 명백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호날두는 경기장을 찾은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 에우제비오마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갈채를 보낼 정도의 빼어난 기량을 뽐냈다.
포르투갈이 얻은 세 골은 모두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선 호날두의 발 끝에서 비롯됐다.
전반 8분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을 파고 든 호날두의 돌파를 체코 수문장 페테르 체흐(첼시)가 몸을 던져 막아냈지만 뒤따르던 데쿠(바르셀로나)가 흐르는 볼을 잡아내 선제골을 작렬했다.
체코는 전반 17분 리보르 시온코(코펜하겐)의 다이빙 헤딩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전 호날두의 '원맨쇼'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호날두는 후반 18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한 데쿠의 땅볼 크로스를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그대로 오른발 슛, 체코 골네트를 갈랐다. 유로 2008 첫 골이자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과의 친선경기 이후 8개월 만에 맛본 A매치 21호골.
호날두는 경기 종료 직전 또 다시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데쿠가 내준 패스를 잡아내 골에어리어 오른쪽으로 쇄도한 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반대쪽으로 침투하는 히카르두 콰레스마(포르투)에게 땅볼 패스를 내줘 쐐기골을 이끌어 낸 것.
호날두의 원맨쇼에 힘입은 포르투갈은 2연승으로 유로 2008 8강행을 확정했다. 호날두는 "전반전에 체코 수비를 뚫기 힘들었지만 후반 동료들과의 호흡으로 승리를 끌어낼 수 있었다.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고 8강 진출의 소감을 밝혔다.
반면 공동 개최국 스위스는 같은 날 열린 터키와의 2차전에서 1-2로 패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포르투갈은 16일 오전 3시45분 스위스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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