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6월 13일 밤 청와대 국무회의실. 긴급 소집된 회의 분위기가 무겁다. 누구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흐르는 적막 사이로 세종로에 모인 촛불시위대의 함성이 이따금씩 들린다.
이들의 요구는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으라는 것. 2007년 당시 노인 1명을 7.9명이 부양했으나 20년 사이 2.5명으로 줄어들었다. 젊은 직장인들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가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2010년까지 치매노인 보호시설인 ‘Day-care센터’ 101곳을 설치하고, 노인들을 위한 임대주택 2,901가구도 공급한다. 또 노인 일자리도 현재의 두 배인 3만2,000명으로 늘리고, 쉼터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경로당도 노인들의 문화활동 거점으로 꾸민다.
서울시는 12일 2010년까지 총 1,047억9,000만원을 들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노인복지정책인 ‘9988 어르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9988’은 ‘99세까지 팔팔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는 치매 노인들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보호 받을 수 있는 ‘Day-care센터’를 올해 12곳 설치하는 데 이어 내년 40곳, 2010년 49곳 등 총 101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는 현재 자치구 7곳에 설치된 지역치매노인 지원센터를 통해 치매와 노인성 질환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홍보활동을 펼친다.
또 노인들의 일자리는 아동보육시설 급식도우미, 초등학생 하교길 안전지킴이 등 사회공헌형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내년에 2만3,000명, 2010년에 3만2,0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는 경로당의 경우 올해 15곳, 내년 25곳, 2010년 50곳 등 모두 90곳에 1억원씩의 예산을 지원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노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은 세곡지구를 포함한 모두 10개 지구에 월세형 1,355가구, 장기전세형 1,549가구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시는 이 밖에 2010년까지 근린공원 40곳에 노인의 신체적 특성에 적합한 운동기구와 두뇌개발 놀이기구를 설치해 노인친화형 웰빙 테마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서울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4만4,839명으로 전체인구의 8.3%에 불과하지만 2027년에는 2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저소득층뿐 아니라 고령자까지도 수혜자가 될 수 있도록 노인복지 정책을 새로 짜야 할 때”라며 “이 프로젝트는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 어린이를 위한 꿈나무 프로젝트에 이어 어르신을 서울시 복지정책의 핵심 주체로 두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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