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황근의 미디어 비평] 공영방송 구조개편 先後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황근의 미디어 비평] 공영방송 구조개편 先後는

입력
2008.06.12 01:22
0 0

지난해 대통령선거 기간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 시기에 방송구조개편은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였다. 특히 현재 일부 여권에서 종종 흘러나오고 있는 이른바 ‘지상파방송 구조조정’은 집권 이후 엄청난 갈등을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권초기에 밀어닥친 ‘고유가 쓰나미’에다 ‘미국 쇠고기 협상 문제’로 방송구조조정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했다. 더구나 연일 확대되고 있는 광화문 촛불시위로 인해, 이 문제는 더 이상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힘들겠다고 생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KBS사장 퇴임논란, MBS 민영화 등과 같은 문제들이 정부를 비롯해서 여권 일각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문제가 아직 소멸되지 않은 것 같다. 더 나아가 방송통신위원회는 물론이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전반적인 언론구조 개편안을 준비 중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러한 언론구조개편의 핵심은 역시 지상파방송, 그 중에서 공영방송일 것이다. 우리나라 공영방송은 왜곡된 정치사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지금의 애매한 공ㆍ민영 구조는 멀리는 제5공화국시절 언론통폐합의 산물이고, 짧게는 김대중 정부의 ‘언론개혁위원회’ 때 만들어 진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공영방송은 국가도, 민간자본도 아닌 애매한 공영방송 구조로 정착되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KBS와 MBC 모두 외적 소유주체가 없는, 좋게 평가하면 ‘독립방송’이고 나쁘게 평가하면 종사자가 주인인 ‘공영방송(空營放送)’이 된 것이다.

정치권력 입장에서 민간 소유의 방송만큼이나 반(反)공익적 방송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종사자의 이익을 공익으로 포장한 것’ 뿐이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 반면 방송사 종사자들 입장에서 보면, 국가가 구조조정이나 인사문제에 깊이 관여하는 것은 ‘정치적 방송장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느 주장도 옳지 않다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공영방송의 성패는 누가 소유하는가의 문제와 분명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진정 시청자에게 이익이 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KBS 사장이 누구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KBS가 ‘시청자와 공익을 실천하고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MBC의 부적절한 소유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조변화 이후에 지금의 MBC보다 더 낳은 사회적 이익이 있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한마디로 체계적인 공영방송의 발전방향과 청사진 마련이 더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비전 없이 구조개편이나 인사교체만 추진된다면, 일부의 비판처럼 ‘정치적 의도’로 비추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익이라는 명분아래 존재하고 있는 왜곡된 공적 영역을 본질적으로 정상화 시키는 방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상파방송뿐 아니라 이른바 공공채널들에 대한 전면적인 구조조정도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공공성’이라는 명분으로 정부부처 혹은 관련 영역에서, 자구적 노력 없이 국고와 방송발전기금에만 의존하고 있는 공공채널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 이것으로 유료방송시장이 얼마나 위축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점이다.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