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리론이 흘러나오는 한 편에 박 전 대표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도 엄존한다. 비판의 요지는 박 전 대표가 쇠고기 정국에서 친박(親朴) 인사들의 복당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국가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방기했다는 것이다. 무위(無爲)의 지대에 머물며 이 대통령의 실책에 따른 어부지리(漁父之利)만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4월 총선 이후 박 전 대표는 친박 복당 문제 해결에 주력해온 게 사실이다. 복당 촉구는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게 총선 공천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라는 의미였다. 한 측근 의원은 10일 “잘못된 공천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총선 결과였던 만큼 이를 겸허히 수용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바로 복당이라는 게 박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집착은 계파 수장의 안간힘 정도로 비쳐진 측면도 있다. “재협상밖에 해법이 없다면 재협상이라도 해야 한다”는 등 박 전 대표는 두 차례 쇠고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언급했지만 복당 문제에 가려 빛이 바랬다.
또 다른 측근은 “쇠고기 정국에서 차세대 지도자로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민심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에서 지도자의 처신으로서는 실패한 셈”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박 전 대표에게 ‘복당녀’라는 별명을 붙이고 노골적으로 조롱하기 시작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복당 문제로 계파 수장의 이미지가 새겨진 박 전 대표로서는 다시 ‘국민을 보는 정치인’의 이미지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그 이미지는 총리직 수용 여부와 맞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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