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일단 고민의 중심은 한승수 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교체 여부다. 민심수습과 위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단행되는 인사란 점을 감안한다면 현 정부의 투 톱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의 교체 여부는 후임자의 인선 문제에 달려 있다. 재산이나 도덕성에 하자가 없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만한 후보가 나올 경우 교체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안으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카드가 불발로 그칠 경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등 총리 물망에 오르고 있는 유력 인사들의 등용과 한 총리의 유임을 놓고 계산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 실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한 총리가 유임될 경우 대폭 개각이란 의미에 따라 경질이 유력하지만 한 총리가 교체된다면 상황에 따라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한 마당에 후임 인선을 위해서도 류 실장이 업무를 이어가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류 실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의 경우 대폭적인 교체가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9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고 고해했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개각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측근이나 대선 논공행상에 따라 중임을 맡은 인사들에 대해서도 선별적으로 메스를 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장관은 5, 6명, 청와대 수석은 절반 이상 교체할 것으로 전해졌다.
내각은 일단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교체가 확실시되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경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반도대운하 계획의 철회나 보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상징적으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을 날릴 수도 있다.
청와대에서는 미숙한 업무처리를 보인 이종찬 민정, 김병국 외교안보, 김중수 경제수석의 교체가 유력시되며 박재완 정무수석은 사회정책수석으로의 이동이 점쳐진다.
이들의 후임 인선에 대해서는 정치권 인사들의 전면 배치나 정부 부처별로 내부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맹형규 권오을 윤여준 전 의원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장과 정치특보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며, 박형준 전 의원의 경우 신설되는 홍보특보에 거명되고 있다. 또 복지부 장관에는 전재희 의원이 유력시되며 농식품부 장관에는 호남 출신 중에서 후보를 고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교과부는 내부 및 현직 교수들 중에서 후보를 찾고 있으며 다른 장관이나 수석 자리에는 현 정부와 인연이 없는 중립적 인사를 파격 기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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