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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현장에선… 논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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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현장에선… 논술의 힘?

입력
2008.06.12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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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참, 어찌 저리 말을 잘하누. 정치인 뺨 치겠네."

10일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세종로 사거리에서 성인들은 '유머ㆍ논리ㆍ언변' 등 3박자를 갖춘 10대들의 자유발언에 혀를 내둘렀다.

촛불집회에서 10대들의 자유발언은 좌중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중3 김모(15)양은 "학교에서는 잘못한 정부에 저항하라고 배웠고, 이것은 중3이면 모두 아는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촛불집회가) 국민의 저항인줄 모르고 듣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수능이 155일 남았다"며 "우리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유머도 빠지지 않았다. 경기 부천시에서 온 한 고1 학생은 "엄마한테 도서관 간다고 거짓말 하고 왔는데, 여러분들이 '여기 온 것은 잘한 일이니 혼내지 말아달라'고 어머니께 말해달라"며 즉석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폭소를 자아냈다.

다른 고3 여학생은 "여전히 청소년을 어린아이, 즉 '어리석은 아이'로 보는 사람이 많다"며 "교육과 정치의 주체로서 청소년들도 이 자리에서 인권과 권리,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똑 소리 나게 이야기해 좌중을 놀라게 했다.

10대들의 연설을 듣고 있던 최모(56)씨는 "성인들보다 더 똑똑하고 재치가 있다"며 "과거 집회를 이끌던 시민운동가나 논객들보다 이들의 외침이 더 호소력있고, 집회 전체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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