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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도 '짙어지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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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경제도 '짙어지는 먹구름'

입력
2008.06.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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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와 곡물가격 때문에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지만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 때문에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뉴스위크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를 저지하기 위해 금리 인상 등에 나설 경우 실업 발생, 기업 도산, 수출 붕괴 등이 우려돼 자칫 아시아에 외환위기가 다시 닥치는 게 아니냐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베트남은 물가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인 25%에 달하면서 증시가 60% 폭락하는 등 극도의 경제 불안을 겪고 있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치솟는 물가는 임금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물가를 끌어 올리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베트남이 1990년대 한국, 태국 등이 겪었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 통화 당국은 인플레 저지를 위해 금리 인상이나 통화 공급 축소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금리를 인상하면 베트남 수출을 주도하는 제조업체들이 제조 원가를 인상해야 하고 이는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뉴스위크는 윌리엄 제임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을 인용해 “베트남은 인플레라는 폭탄이 터지기를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폭탄 투하 지점(ground zero)이나 다름없다”면서 “정책 당국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뉴스위크는 이 같은 현상이 한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는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우려해 생필품 가격 통제 같은 행정 지도에 주력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주장했다.

뉴스위크는 사일레쉬 자 바클레이 은행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미국도 1970년대에 인플레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가격 통제 등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다가 수만개의 기업이 도산하는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들 아시아 국가가 미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아시아 국가들의 임기응변식 대응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인플레이션)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올해 물가상승률이 10%에 육박하고 있으나 경제성장률은 각각 11.9%에서 10%로, 9%에서 8%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올해 물가상승률은 4.9%이지만 국민소득 증가율은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위크는 “아시아 국가들은 설사 성장률을 낮추더라도 인플레를 잡는데 최우선 목표를 둬야 한다”며 “대응이 늦을 경우 수습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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