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프랑크 / 문학사상사
“1942년 6월 12일. 당신에게라면 내 마음속의 비밀들을 모두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발 내 마음의 지주가 되어 나를 격려해 주세요.” 1942년 오늘은 안네 프랑크(1929~1944)의 열세번째 생일이었다. ‘당신’은 안네가 생일 선물로 받아 ‘키티’라는 애칭을 붙여준 일기장이다. 안네는 이 날부터 독일 비밀경찰에 체포돼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기 사흘 전인 1944년 8월 1일까지 일기를 썼다. 유대인의 비극에 대한 증언을 넘어, 인간 본연의 희망과 용기를 일깨우는 고전이 된 <안네의 일기> 다. 안네의>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20여일 후 안네와 부모와 언니, 4가족은 은신처로 도피해야 했다. 안네의 가족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살다 히틀러가 집권하자 1933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했다. 하지만 1940년 독일에 점령당한 후 네덜란드에서도 유대인 색출이 시작된 것이다. 안네 가족과 다른 일가족 3명, 치과의사 1명 등 8명의 유대인은 그때부터 안네 아버지의 사무실이 있던 3층 건물의 다락방에서 숨어 살았다. 안네는 그 생활을 기록했다. 언제 끌려갈지 모른다는 불안과 전쟁과 죽음의 공포 한가운데서도 하루하루 티없이 살아가는 소녀의 속마음, 그리고 저널리스트 혹은 작가를 꿈꿨다고 하지만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진솔하고 감동적인 문장이 놀랍다.
안네는 언니와 함께 끌려갔던 수용소에서 1945년 3월쯤 언니에 이어 티푸스에 걸려 사망했다.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버지 오토 프랑크(1980년 사망)가 1947년 6월 책으로 묶어낸 둘째딸의 일기는 조작설도 제기됐지만 필체 조사 등 결과 실제 안네의 일기로 판명됐다. 하지만 오토 프랑크는 당초 사춘기 소녀였던 안네의 성에 대한 호기심, 다른 은신자들과의 갈등이 나타나는 부분 등을 빼고 편집해 출판했었다. 그 누락된 부분이 전체 일기의 4분의 1 가량인데, 그것을 모두 살린 이른바 완전판 <안네의 일기> 가 출판된 것은 1991년(한국어 번역판은 1995년)이다. 안네의>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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