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물가지표 폭등세의 신기록 행진이 멈추지 않을 기세다. 5%에 육박한 소비자물가에 이어 지난달 생산자 물가는 9년7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최대 상승요인인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는 한, ‘수입물가→생산자물가→소비자물가’로 이어지는 연쇄 상승 고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1.6% 올랐다. 1998년10월(11.7%)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줄곧 2%대를 유지하다 10월(3.4%)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 들어 1월 5.9%, 2월 6.8%, 3월 8.0%, 4월 9.7% 등 폭등세를 보였다.
분야별로는 공산품이 1년 전에 비해 16.6% 뛰어 98년 4월(1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 역시 4.6% 오르면서 98년 11월(5.7%) 이후 가장 높았고 에너지분야도 30.3% 올라 98년 10월(31.8%)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물가 폭등의 진앙지는 무엇보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값 급등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에서도 개별 공산품 가운데 등유(14.7%), 경유(10.3%), 나프타(16.2%), 제트유(11.1%) 등 유류 제품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14일 발표 예정인 5월 수입물가 역시 4월(전년대비 31.3% 상승)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데 이어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행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9일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30달러대에 들어서는 등 고공행진이 계속되는데다 수입물가에 영향을 끼치는 원ㆍ달러 환율도 네자릿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6, 7월에는 소비자물가가 5%대로 높아지고 연간 평균으로도 4∼4.5%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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