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토쿠(聖德) 태자 부인의 손에 들린 무궁화, 도자기에 등장한 한국호랑이….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에서 지난달 말부터 11월2일까지 열리고 있는 테마전 <일본미술의 복고풍> 에 걸린 그림을 보면 고대 한국의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일본미술의>
가장 주목할 작품은 요시무라 다다오(吉村忠夫ㆍ1898~1952)의 <쇼토쿠태자> (1936). 쇼토쿠(573~621)태자와 그의 부인 다치바나 오이라쓰메를 주제로 한 이 작품에서 다치바나는 평양의 고구려 우현리 고분벽화에 나오는 문양의 옷을 입은 채 무궁화를 손에 들고 있다. 더욱이 쇼토쿠 태자 앞에 놓인 까치꼬리 모양의 향로에는 그의 스승인 고구려 스님 혜자(慧慈)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쇼토쿠태자>
또 고토 세이이치(後藤淸一ㆍ1893-1984)의 조각작품 <훈염> 은 손잡이가 달린 향로를 들고 수직으로 날리는 천의(天衣)를 입은 모양이 성덕대왕신종(771)의 공양자상의 비천(飛天)을 연상시킨다. 훈염>
선승혜 학예연구사는 “일본은 20세기초 유럽의 르네상스처럼 아스카(飛鳥ㆍ583~710)와 나라(奈良ㆍ710~795)시대의 고대문화를 부흥시키려 했다”면서 “특히 1933~43년에 그려진 작품에서 옛 고대한국을 보는 듯한 데자뷰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시대를 좀더 거슬러 올라가 17~19세기 에도(江戶) 시대의 작품들에서도 고대한국을 느낄 수 있다. 후가이 에쿤(風外慧薰ㆍ 1568~1654)의 <달마도> 는 조선통신사의 화원으로 일본에 파견된 김명국의 달마도를, 가노 단유(狩野探幽ㆍ1602~1674)의 <소상팔경도> 는 안견의 <소상팔경도> 를 연상케한다. 소상팔경도> 소상팔경도> 달마도>
17세기말 카키에몬양식과 구타티양식의 채색도자기에는 한국호랑이가 등장한다. 일본에는 호랑이가 서식하지 않았지만 아스카시대 고분벽화의 사신도를 시작으로 호랑이가 그려졌는데, 실제로 호랑이를 볼 수 없었던 일본인들은 고양이처럼 귀엽고 해학적인 모습으로 호랑이를 그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30여점의 일본미술품을 선보이는, 작지만 재미있는 전시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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