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성직자 싱 목사가 동행자와 함께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 캄캄한 밤중에 험난한 산길을 걷고 있었다. 그때 한 걸인이 눈 위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 싱 목사는 동행자에게 그 걸인을 부축해 같이 데려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동행자는 “우리도 길을 잃고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소리냐”며 거부하고 혼자 앞서 갔다.
싱 목사는 지친 몸이지만 걸인을 등에 업고 힘든 걸음을 옮겼다. 한참을 지나서 혼자 먼저 떠난 동행자가 눈 위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싱 목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가를 찾아 걸인과 함께 무사히 몸을 풀 수 있었다. 둘은 서로 체온을 유지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남을 위해 자신의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은 싱 목사의 이 일화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건전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있다’는 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남은 어떻게 되든지 상관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건강과 젊음을 찾으려 했던 진시황제처럼 헛된 꿈을 좇고 있지는 않는지, 몸에 좋다고 하면 무엇이든지 구해 먹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이론적으로 인간은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60세 전후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70세를 훌쩍 넘어 여자는 80세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10~20년 뒤에는 100세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여유가 생기면서 예전에 비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건강의 정의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이고 영적인 건강까지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건강에만 집착, 세월을 역행해 청춘의 힘과 정력을 찾느라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 가는 세월에 순응하면서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할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머리가 하얗게 되더라도 겉 모습이 결코 자신의 본 모습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젊게 사는 방법은 육체적인 나이와 모습에 연연하지 않고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갖고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겉모습은 할아버지라도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적극적으로 산다면 그게 바로 젊게 사는 비결이 아닐까.
다행히 현대의학의 발달로 예전에는 고치기 힘든 병이 상당수 해결되고 정기검진 등으로 조기에 발견하여 완치를 할 수 있게 됐다. 무조건 생명이 하늘의 뜻이라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사랑은 받는 자보다 주는 자의 기쁨이 더 크다. 남에게 베풀 때 행복이 배가된다. 더불어 사는 사회가 진정한 젊음을 유지하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친구보다 더 나은 성적만을 바라지 말고 우정을 나누고 함께 어울려서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우리의 미래가 밝고 항시 젊음을 유지하리라고 확신한다.
중국 미래학자가 말해준 장수하는 비결이 좌우명처럼 나의 마음에 와 닿는다. 첫째 아이들과 같은 마음을 갖고(童心), 둘째 거북이와 같이 욕심을 부리지 말고(小慾), 셋째 개미와 같이 적게 먹고(小食), 넷째 원숭이와 같이 많이 움직여라(多動).
이상인ㆍ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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