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China Economy/ "더이상 저임금 프리미엄 없다" 콧대 높아지는 中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China Economy/ "더이상 저임금 프리미엄 없다" 콧대 높아지는 中

입력
2008.06.10 08:21
0 0

중국 정부는 예전처럼 외국 기업들을 무조건 환대하지 않는다. 올 들어 노동계약법이 바뀌면서 단순히 저임금 노동력만을 위해 중국에 진출했던 영세 한국 기업들의 상당수는 대표가 ‘야반도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차이나 드림’을 꿈꾼다. 전문가들은 중국 투자에 앞서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와 법 개정 등 변화된 투자 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직도 저임금 생산기지?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기업 36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우리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내 가장 유망한 투자국가’로 39.3%가 중국을 꼽았다. 다음으로 미국(12.8%), 베트남(9.6%) 등의 순이었다.

중국이 유망하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가장 큰 이유로 ‘값싼 노동력’(54.5%)을 꼽았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중국을 ‘저임금 생산기지’로 믿고 있는 셈이다.

올해 신한은행FSB연구소와 일본의 미즈호종합연구소가 한ㆍ일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더 확실해진다. 연구 결과 일본 기업은 ‘지적재산권 보호’ ‘인력 확보’ 등 진출 후 사업운용을 원활히 하기 위한 요소들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 기업은 ‘본국 정부 및 현지에서의 대출 지원’ ‘투자비용 경감을 위한 지원’ ‘외국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기대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여전히 저비용 생산기지로서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기업이 일본기업에 비해 중국시장 및 투자에 대한 정보의 입수 및 인식에 있어 상당 부분 뒤쳐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현재 한국 기업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노동집약적이고 기술력이 낮은 분야는 중국의 거시경제 상황 및 정책흐름으로 볼 때 머지 않은 장래에 투자제한(또는 금지) 분야로 분류되어 큰 타격이 예상되므로, 중국 중서부지역 또는 베트남을 비롯한 제3국으로 투자지역을 이전하거나 중국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방법으로 투자방법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동자 권익 강화 조치들

하지만 중국은 더 이상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만만하게 봐선 큰 오산이다.

올해 3월 개최된 제11기 전인대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질적 성장’ ‘산업구조 고도화’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정책 방향과 함께 다섯 가지 중점시책을 제시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다섯 가지 중점시책이란 ①노동자 권익보호 ②외자기업 특혜 축소 ③환경 및 에너지 규제강화 ④공정거래 환경조성 ⑤자본 자유화 확대 등이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무엇보다 노동자 권익보호 조치는 치명적이다. 올해 1월 1일자로 발효된 개정 ‘노동계약법’은 1년짜리 단기계약을 세 번째 체결할 경우 정년 계약을 의무화하는 등 장기 고용계약을 유도하고 있다. 처벌 규정과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중도 해고시에도 퇴직금 지급을 의무화했다. 또 올 1월부터 집행된 ‘취업촉진법’은 여성, 농민, 장애인에 대한 불평등 고용을 금지했으며, 지난달부터 발효된 ‘노동쟁의조정중재법’은 임금, 퇴직금, 사회보험 등은 소송절차 없이 중재위원회 판정으로 종결하도록 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법의 영향에 따라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예전에 비해 초과근무 수당, 사회보험료 등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므로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올해 인건비가 9% 이상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 기업 특혜 없어져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외국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정부는 오히려 정반대로 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발효된 ‘신 기업소득세법’에 따르면 외자기업에 대해 최대 15%까지 특혜를 주었던 기업소득세율을 모든 기업에 대해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전 중국 기업의 세율은 33%였으나, 이번 조치로 8%포인트 떨어지게 됐다.

최악의 환경오염국으로 떠오른 오명을 벗고자 환경과 에너지 관련 규제도 늘고 있다. 올해 4월 ‘신 에너지절약법’ 발효에 따라 공업, 교통운수, 공공기관의 에너지 절약이 의무화됐다. 2010년까지의 에너지 절약 목표를 달성하려면 철강 등 대상 산업은 매년 5~7.5% 수준의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 이 달부터 시행되는 ‘신 수질오염방지법’은 지역별 배출 총량제 및 지방 정부 오염 책임제를 도입하는 등 수질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기업 규제를 강화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김동하 연구원은 “중국 진출기업의 보다 치밀한 중장기 인력 운영계획 수립이 필요하며, 기타 새로 도입되거나 향후 예정된 법규ㆍ정책에 대응, 자체 환경 기준을 높이는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LG경제연구원의 박래정 연구위원은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직원 이직률은 대개 10%가 넘는데, 근로자를 관리가 필요한 자원으로 보지 않고 단순대체재로 간주한 근시안적 인사관리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로운 노동 환경에선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한번 채용한 인력의 계약 해지가 어렵기 때문에 인사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은 기업에게 위기뿐 아니라 중국의 내수 시장 확대라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 연구위원은 “2010년대엔 더욱 활성화할 광대한 중국 내수 시장이 타국 수입품에 활짝 문을 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에 가깝다”면서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을 노리고 체질을 변화시킬 것을 주문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