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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conomy/ "올림픽 뒤 거품 붕괴 없다" 안정성장 힘 실리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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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Economy/ "올림픽 뒤 거품 붕괴 없다" 안정성장 힘 실리는 中

입력
2008.06.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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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 국내 유명 경제연구소는 ‘2008년 중국 경제에 대한 8가지 질문’이란 보고서를 냈다. 중국 정부가 고성장 정책을 지속할 것인가, 중국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과연 올 것인가, 자산가격 버블은 붕괴될 것인가 등 8가지 질문을 통해 향후 중국 경제를 전망한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고성장 정책을 지속할 것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에 그칠 것이며, 위안화 절상 폭도 올해 7~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가격은 조정을 받겠지만 급속한 붕괴는 없을 것이며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환경오염국, 인권탄압국 등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쇄신될 것으로 내다봤다.

■ 산적한 악재

하지만 5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같은 전망은 상당수가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물가는 치솟고 위안화는 급속히 절상됐으며, 주가는 반토막 났다. 게다가 티베트 사태와 올림픽 성화 봉송 과정에 인권탄압국이라는 이미지가 오히려 더 부각됐다.

예상을 가장 빗나간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4월 물가상승률은 무려 8.5%. 국제 곡물 가격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다 2월의 춘절 대폭설에 이어 5월에는 쓰촨성 대지진까지 더해 물가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돼지고기와 식품 가격이 주도하던 중국 인플레가 최근엔 다른 공산품으로 확산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얼이 가전제품 가격을 올렸고 치루이자동차도 4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모두 대표적인 공급 과잉 품목으로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인플레 압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중국 정부도 이젠 성장보다 긴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4월말 긴축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마지노선으로 ‘경제성장률 9.0%’와 ‘물가상승률 6.0%’를 제시한 바 있다. 경제성장률이 9%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지거나 물가상승률이 6% 미만으로 안정되지 않는 한, 긴축기조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10.6%, 물가상승률은 8.0%였다.

현재 중국 정부가 사용하는 긴축수단은 지급준비율 인상과 위안화 절상 등이다. 금리 인상 카드는 배제한 상태다. 안 그래도 위안화 절상을 노린 핫머니가 급속히 유입되고 있는데 금리까지 인상할 경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위안화 절상 속도만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 6일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238위안. 사상 최고치다.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서만 5개월간 무려 5%가량 절상됐다. 골드만삭스 등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위안화 환율이 계속 하락, 올해 위안화 가치가 10% 정도 절상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 올림픽 후 경착륙으로 이어질까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는 별일 없을 터. 세간의 관심은 ‘포스트 올림픽’의 중국 경제에 쏠려 있다. 연착륙에 성공해 안정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까, 아니면 거품이 꺼져 경착륙으로 치닫게 될까. 실제로 과거 한국과 일본도 올림픽 이후 투자수요가 급랭하면서, 버블이 터지고 경제성장률이 급락한 예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림픽 후 ‘버블 붕괴설’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선 과거 한국과 일본은 올림픽을 위해 어마어마한 사전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중국은 올림픽과 관련한 투자가 지난해 전체 국민총생산(GDP)의 1.51%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뤼쩡 중국 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장은 “베이징 올림픽이 최근 3년간 중국 전체 고정자산 투자에서 점하는 비중은 3~3.7% 정도이고 통신과 운수, 관광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해도 투자 비중이 5%를 넘지 않는다”며 올림픽 후 경착륙설을 일축했다. 뤼 소장은 따라서 “10%대 고속성장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올림픽 후에도 9%대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급감해 중국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인민은행측은 “유럽 및 이머징 마켓으로의 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가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자신하고 있다.

오히려 단기적인 수출 둔화는 중국의 대외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중국의 무역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인민은행은 설명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최소 9%대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천둥치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최근 한 중국경제 포럼에서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햇곡물이 시장에 풀리고 3월 돼지고기 사육이 24% 이상 증가하면서 식품 물가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 통제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 경제는 향후 2년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단기조정 단계에 접어들겠지만 경착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렇지만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관론으로 저명한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지난 4월 말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경제에 대해 이런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연간 경제 성장률을 9% 이하로 낮춰야 한다. 경제 성장과 물가억제를 한꺼번에 성공할 수는 없으며 결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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