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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어부 윤종수씨 "고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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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어부 윤종수씨 "고국 보고 싶다"

입력
2008.06.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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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8월 동해에서 조업 중 납북된 어선 ‘천왕호’의 선원 윤종수(66)씨는 지난 1월 한 통의 편지를 받고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측에서 온 편지봉투에는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가 보낸 편지 한 통과 남한에 있는 형제들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편지는 “탈출한 천왕호 선원들로부터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형과 동생이 애타게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후 최대표의 비선(秘線)을 통해 윤씨 형제들의 편지도 전달됐다. “살아서 만나야 한다”는 형제들의 간절한 부름에 윤씨는 2월과 3월 편지와 육성 녹음테이프로 “남한으로 가고 싶다”고 답했다. 이후 탈출 계획은 급물살을 탔고 몇 차례 접선 끝에 최대표와 윤씨는 지난달 7일을 D-데이로 정했다.

하지만 탈출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윤씨는 북한을 빠져 나왔지만 가족들은 뒤쳐진 것이다. 윤씨의 딸 지향(28)씨는 부모를 먼저 탈출시키고 뒤따라 나오려다 북한 보위부에 의해 평남 개천군 집에서 체포됐다. 윤씨와 함께 량강도 혜산까지 이동한 부인 신수희(67)씨는 건강이 악화돼 혜산역 부근에 홀로 숨어있다 붙잡혔다.

윤씨의 사연은 9일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납북자가족모임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최대표는 “‘천왕호’의 선원 윤종수씨가 납북 33년 만인 지난달 초 북한을 탈출, 중국 선양(瀋陽) 주재 우리 영사관에서 보호받고 있다”며 “남한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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