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서울 도심을 달구고 있는 촛불집회에 대한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들은 축제처럼 진행되는 시위 형식엔 “매우 민주적이고 한국적이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핵심 이슈인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출신지 별로 의견차이가 컸다.
9일 오후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만난 미국인 관광객 로저(74)씨는 “미국에서 CNN 방송 등으로 볼 때는 폭력 시위인줄 알았는데 촛불 들고 노래하는 축제같은 시위여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카츠야마 야스코씨(31ㆍ여)는 “한국인은 상당히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것 같다”며 “비폭력적인 촛불집회에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시위대의 주장에 대해 미국 유럽지역 출신들일수록 반대입장을 보인 반면 아시아 지역 출신들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한국에서 열리는 격투기대회 홍보차 내한한 네덜란드 격투기 선수 에쉴드(35)씨는 “세계 많은 나라들이 미국 쇠고기를 먹고 있지만 문제된 적이 없다”며 “한국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광우병에 걸려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미국인 크리스토퍼(34ㆍ영어 강사)씨도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팔았다는 게 알려지면 세계적으로 엄청난 시장을 잃을 텐데, 미국 축산업계가 그런 쇠고기를 수출하겠냐”고 반문했다.
반면, 국내 대학에서 어학 연수중인 중국인 리샤오징(23ㆍ여)씨는 “미국 쇠고기가 위험하다고 단언할 수 없지만 한국인들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고, 파키스탄인 와심 아바스(25ㆍ한양대)씨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동의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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