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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생은 길다/ 은퇴 창업 성공비결 임규철씨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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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생은 길다/ 은퇴 창업 성공비결 임규철씨에게 듣다

입력
2008.06.1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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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을 시작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직장을 다니던 때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가져야 창업에 성공할 수 있지요.”

경기 일산에 위치한 요리주점 프랜차이즈 ‘마찌마찌’ 화정동 지점의 임규철(53) 사장이 말하는 창업성공비결이다.

임 사장은 2006년 겨울 유명 제과회사의 이사직을 끝으로 은퇴를 했다. 임씨는 “주위에서는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으니, 이제는 쉬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임씨는 그럴 수 없었다. 그러기도 싫었다. 임 사장은 “이제 대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인 아이들에게 들어갈 돈이 적지 않은데다 나 자신의 먼 훗날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재취업은 생각하지 않았다. 유명 제과회사 이사직을 역임한 베테랑이지만 현실적으로 그에게 맞는 고급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창업을 통해 사장님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그렇다고 25년간 회사를 다니며 쌓아온 인생경험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는 일.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인사, 생산ㆍ품질관리, 영업부서 등을 두루 거친 경력을 살려 점포를 운영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임사장은 은퇴 후 창업에 관해 ▦확실한 자기만의 원칙과 ▦철저한 시장조사를 강조했다. 자신의 경우, 50세가 넘어 창업을 하는 만큼 수익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것을 하고, 운영을 직접하기 보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사업을 아이템을 정했다는 것이다. 원칙없이 시장의 유행과 남의 말을 따르다 보면 ‘꼭지에 주식을 사는 것’처럼 창업도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 조사는 30대 영업사원 만큼이나 부지런하고 40대 부장처럼 치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사장은 가맹점을 내기 전 주요 상권에 있는 매장을 시간을 달리해서 찾아가 봤다. 매장에 손님이 항상 가득 차 있는지를 확인하고, 장사가 잘 되는 점포들이 입점해 있는 입지를 분석해 유사한 입지를 찾는데 4개월을 보냈다.

또 트렌드를 발로 뛰며 조사하는 것도 필수였다. 임씨는 “요리주점을 한다고 하니까 점잖은 이사님이 술주정을 부리는 손님을 어떻게 감당하려 하냐는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는 정반대였다. 주고객인 20,30대들은 술자리를 즐기는 문화가 세련돼서 술주정을 부리거나 행패를 부리는 일은 옛날 얘기였고 오히려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매출 신장의 일등공신이었다.

임 사장은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혼자하려는 욕심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홀 운영의 경우 50대인 자신이 직접 챙기는 것보다 젊은 감각을 공유할 수 있는 점장에게 맡기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특히 아르바이트 채용, 직원들의 성과 관리 등의 권한을 점장에게 주며 책임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 효율을 높일 것을 권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임 사장은 창업 1년 만에 월매출 5,500만원에 월순이익 1,500만원을 버는 실속있는 사장님이 됐다. 하지만 창업에 성공한 후 더욱 철저하게 자기관리에 힘쓰고 있다.

임 사장은 “늦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해 돈을 벌면 계획 없이 쓰다가 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노후 재테크 개념으로 창업을 한 경우는 쓸 돈의 용처를 확실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순수익의 50%를 노후를 위한 재테크 자금과 생활비로, 20%는 자녀 학자금과 결혼비용, 30%는 매장 재투자에 쓰고 있다.

임 사장은 “직장 생활의 성공이 승진으로 대표되듯이 창업에서는 매장 확장이 성공의 잣대라는 명확한 목표의식이 있어야 인생 제2막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내년에는 매장 하나를 더 내‘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하기 위해 한발 더 내딛을 계획이다.

■ 창업 성공 십계명/ 최소 2~3년은 준비… 퇴직금 올인은 금물

창업에 성공한 은퇴자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그냥 '사업운'이 좋아서 성공했을 리는 만무하다. 창업 컨설턴트들이 말하는 은퇴자들의 창업 성공비결을 '십계명'으로 정리해봤다.

제1계명: 안정성에 중점 두고 수익성이 검증된 업종을 골라라

어떤 업종이 끌린다고 현혹되지 말라. 장사는 감(感)으로 하는게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검증된 업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제2계명: 사전준비는 철저히, 퇴직 전 최소 2~3년은 준비하라

당신이 초보자란 사실을 잊지 말라. 충분한 사전준비를 한 후 시작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제3계명: 돈에 맞게 시작해라

분수를 알라. 가진 돈이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형편에 맞게 시작해라. 크게 시작해 보고 싶은 욕심에 무리수를 두게 되면 장사가 잘 안될 경우 곧바로 위기가 닥친다.

제4계명: 체험을 통해 경험을 쌓고 시작하라

점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라. 최소한의 기간이라도 실전 경험을 쌓아라. 경험은 지식만으로는 가질 수 없는 위기관리능력을 키워준다.

제5계명: 자신의 경력을 살려서 운영하라

배운 것을 써먹자.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식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선진국의 경우 퇴직자의 70% 이상이 원래 일했던 직종과 연관 있는 쪽으로 창업한다는 통계가 있다.

제6계명: 체면치레 버리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하라

왕년에 잘 나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직장생활에서의 지위를 생각하고 형식과 체면에 얽매이기보다는 밝고 겸손한 자세로 서비스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제7계명: 장미빛 환상을 버려라

창업만 하면 떼돈을 벌 것 같은가? 그런 착각에서 벗어나라. 편안하게 돈 많이 벌 수 있는 업종은 없다. 은행이자 받는 게 훨씬 나을 수도 있다.

제8계명: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본사를 골라라

프랜차이즈에 가맹해 창업하고자 할 때는 역량 있는 본사를 골라야 한다. 물류ㆍ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정보공개서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제9계명: 가족은 가장 큰 힘이다

최고의 동업자는 가족이다. 창업은 체력적, 정신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은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의욕과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제10계명. 퇴직금을 올인하지 말라

어떻게 모은 퇴직금인가? 퇴직금을 전부 창업자금에 쏟아 부어서는 안 된다. 최소 3개월 정도의 운영자금은 남겨 놔야 한다.

일산=손재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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