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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낸 록밴드 자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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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집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낸 록밴드 자우림

입력
2008.06.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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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김윤아로 잘 알려진 록 밴드 '자우림'. 데뷔 10년이 지났지만, 이들의 색깔은 여전히 판타지 동화의 한 장면처럼 불투명하고 무겁기만 했다. 비록 프로모션을 통해 알려진 대표곡 대부분이 발랄하고 붕붕 뜨는 것이어서 겉보기엔 가벼운 음악을 명랑하게 부르는 밴드로 비쳤던 면이 있지만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 이라는 이름처럼 그들의 정체는 두꺼운 벨벳에 둘러싸여 신비롭게 남아있었다.

7집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를 최근 발매한 이들은 마치 긴 수련을 끝내고 세상에 돌아온 수행자처럼 해맑다. 그동안의 불투명은 씻은 듯 사라져 보인다. 김윤아는 어느새 8개월 된 아들의 엄마로 자랐다. 스스로 "드디어 '자우림 답다' 라는 명제에 근접했다"고 말할 정도로 자우림의 정체성도 이제 흔들리지 않는 것 같다.

"7집을 먼저 접한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자우림 앨범이기에 기대했던 곡들의 '자신감'이 가득하다고요. 이전 앨범 때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는데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요. 10년을 넘기고서야 말이죠." 팀의 리더 이선규의 말은 멤버들에게 이번 앨범이 스스로의 정체를 알려준 고마운 존재라는 의미로 읽힌다.

보석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앨범의 타이틀은 첫 곡 '오 하니!'의 가사에서 따온 것이란다. 첫 트랙부터 심각한 화두는 뒤로 미룬 채 흥겨운 김윤아의 보컬이 앨범의 무게를 덜어준다.

"앨범 타이틀을 정하는데 고생했어요. 힘들어서 그냥 숫자 '7'로, 혹은 '자우림'으로 확 잡을까도 했지만 투명하고 반짝이는 앨범 전체의 이미지를 함축한 첫 곡의 내용에서 타이틀을 정하는 게 좋다고 모두 동감했죠. 타이틀곡 '카니발 아무르' 는 원래 멜로디가 너무 화려해서 앨범에 넣을 생각이 아니었는데 오빠들(나머지 멤버들)이 너무 좋다고 난리가 나서 수록했죠. 록키 호러 픽처쇼의 이미지를 담은 곡이랍니다."

김윤아의 대답에 이어 다시 이야기는 자우림의 정체로 돌아갔다. 멤버들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와 같은 대표곡이며 가장 사랑하는 노래라 추켜세우는 데뷔곡 '헤이 헤이 헤이'와 6집 <애쉬스 투 애쉬스> 의 무거운 감성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이들의 진짜 모습이 계속 궁금했다. '유기체' 자우림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도 말이다.

"어떻게 변해왔을까. 우린 그냥 하고 싶은 음악만 했어요. 멤버들 모두 대중의 취향과 생각을 캐치해 앨범에 반영하는 재능이 전혀 없으니까요. 자우림에게 그런 능력은 거의 초능력이죠."(베이스 김진만) "굉장히 어두운 4집을 거쳐 '날펑크'로 꾸민 5집, 그리고 그 반작용으로 처절하게 무거운 6집을 만들면서 성장했죠. 결국 이번 7집에서 자우림 사운드의 정체성을 실마리라도 잡은 것 같아요." (김윤아)

한국의 앨라니스 모리셋으로 불리며 90년대 후반부터 여성 보컬의 대표 아이콘 자리를 지켜온 김윤아는 자우림의 주력 엔진이다. 동시에 2집의 솔로앨범을 낸 가수 김윤아이기도 하다.

"자우림에서 저는 중성적인 인간, 솔로에선 지독하게 여성적인 인물이죠. 각각에서 음악을 만드는 과정도 다르고, 솔로 김윤아는 굉장히 멋있지만 자우림에선 즐거운 어린아이로 살려는 어른이라고 할까요. 아 맞다. 자우림은 판타지이지만 제 솔로엔 현실만 있죠. 답이 됐나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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