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직장생활을 거쳐 지금은 중소기업 임원으로 재직중인 권기열(가명ㆍ53)씨. 권씨는 요즘 “조금만 더 노후준비를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내와 두 자식 뒷바라지에 정신없이 살던 권씨가 은퇴준비를 시작한 것은 40대 후반. 하지만 하면 할수록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준비가 중요하다는 걸 절감하기 때문이다.
권씨의 주요 자산은 다른 대다수 한국의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거주중인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 10년 전 2억3,000만원에 구입해 지금까지 살고 있는 40평형대 강북의 아파트(최근 시세 7억5,000만원) 1채와 2년 전 노후준비를 위해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 마련한 오피스텔(구입 당시 1억4,000만원) 1채가 있다. 이 밖에 약간의 금융자산이 권씨의 자산 항목 전부다.
권씨를 상담한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조성만 팀장은 “권씨는 그래도 또래의 다른 가장들보다 꽤 착실한 노후준비를 해 온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오피스텔 임대수입(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 가운데 월 50만원씩을 부인명의로 적립식 변액연금에 붓고 있는데 앞으로 15년 후 쯤이면 매년 일정금액(수익률 따라 수령액 변동)을 10년동안 받을 수 있다. 1994년에 가입한 개인연금신탁은 현재 4,300만원 정도가 적립돼 있으며 당분간은 소득공제를 위해 계속 부을 계획이다. 권씨의 경우, 국민연금도 연금수령시점 이후 매월 100만원 정도는 받을 예정이다.
목돈으로는 은행에 5,000만원이 1년제 정기예금으로 예치 중이며, 2006년 4월 5,000만원을 넣어둔 중국펀드는 현재 약 70%의 누적수익을 기록중이다. 다만, 정기예금과 거치식 펀드는 자녀들의 결혼에 대비한 장기투자 자금이어서 당분간 손댈 계획이 없다. 이밖에 2005년 4월부터 매달 50만원씩 붓고 있는 적립식 펀드가 현재 42% 정도의 누적수익률로 2,700만원 정도 있다.
권씨의 최근 월급은 평균 580만원 정도. 여기에 임대소득 70만원 중 변액연급 불입액을 뺀 20만원이 추가돼 600만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매달 고정지출은 종신보험 등 보험료 56만원, 적립식펀드 50만원, 개인연금 20만원 정도. 한달 생활비 200만원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권씨의 용돈과 자녀교육비 등으로 지출하고 있다.
50대에 접어든 권씨 역시 ‘퇴직 공포’에서 예외는 아니지만 다행히 현 직장에서 5년 정도는 더 근무할 수 있을 것 같다. 퇴직 후에는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해 30평대로 옮기고 남은 퇴직금과 합쳐서 작은 가게라도 차릴 생각이다.
권씨는 65세 이후에도 비교적 여유로운 생활을 하려면 현재 가치로 매월 300만원 정도의 고정수입을 기대하고 있다. 가게 수입에 매월 국민연금 100만원 정도와 개인ㆍ변액연금, 임대수입 등을 합하면 대략 300만원 이상의 수입이 날 예상이어서 목표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조 팀장은 “권씨는 다소 늦은 40대 후반부터 은퇴재무설계를 시작했지만 그래도 평소 저축하는 습관을 지녔고, 맞벌이로 비교적 일찍 집을 장만하는 등 전문가들이 권하는 은퇴준비를 자연스럽게 해 온 경우”라며 “이미 늦었다고 포기하기 보다 당장이라도 은퇴 뒤 고정수입이 될 만한 재원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 성공적인 노후대비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조성만 팀장
정리=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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