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이벤트는 천문학적인 상금 때문에 '머니전쟁'으로 비유되곤 한다. 지구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자본의 논리는 더욱 깊숙하게 파고든다. 현대사회 흐름인 자본의 논리 속에 축구와 돈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다.
유럽대륙 예선을 거친 16개국이 지난 8일부터 조국의 명예를 걸고 대격돌을 펼치는 유로 2008은 '유럽축구 왕중왕전'으로 불린다. 1960년부터 시작돼 13회째를 맞았다. 세계축구의 중심이 유럽인 만큼 유로 2008은 알짜배기팀들이 올라와 수준 높은 경기력을 펼친다는 점에서 오히려 월드컵보다 더 큰 관심을 모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티에리 앙리(프랑스) 등 당대 최고스타들이 총출동해 '별들의 전쟁'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대회 조직위는 80억명의 축구팬들이 유로 2008을 시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별들의 전쟁' 총성과 함께 '유로 경제학' 막이 오르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홈페이지에서 밝힌 유로 2008의 총상금은 1억8,400만유로(2,984억원). 본선 진출 16개국은 참가수당으로만 750만유로(121억원)을 거머쥐게 된다. 전승 우승을 거둔다면 2,300만유로(373억원)를 획득하게 된다.
이는 유로 2004의 총상금 1억2,900억유로(2,092억원)보다 무려 5,500만유로(892억원)나 오른 것. 독일월드컵 우승 상금 2,450만스위스프랑(247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이처럼 상금이 폭등한 이유는 물가 상승률과 TV중계권 인상 및 확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UEFA와 유로 2008 중계권을 계약한 국가만 200개가 넘는다. 또 전세계적으로 유럽축구에 대한 붐이 일고 있는 것도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
미국의 부호들이 유럽의 축구클럽를 인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고 월드스타 호날두의 이적료는 1억유로(1,622억원)까지 치솟고 있다. 그야말로 유럽축구시장은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돌아가고 있다.
유로 2008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UEFA가 조사한 지표에 따르면 총수익이 13억유로(2조1,009억원)다. 23일간 열전을 치르는 동안 공동개최국 스위스, 오스트리아는 유무형의 엄청난 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회 기간 추정 관광객을 500만명으로 잡은 두 나라는 서비스ㆍ관광산업 활기와 국가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해외 기업들도 적극적인 홍보 전략으로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유로 2008 공식 파트너사인 현대자동차는 모든 경기장에 광고판 설치, TV중계 등으로 35억원의 브랜드 노출 효과를 노리고 있다.
■ 섹스보다는 축구가 좋아
독일월드컵 당시 몸을 파는 성매매 여성들은 '월드컵특수'를 기대했다. 성매매가 합법인 독일은 경기장 주변에 '성행위 박스'라고 불리는 '섹스 오두막' 설치를 놓고 상반된 각계 단체들이 옥신각신 논쟁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관광객들은 '축구잔치'에만 관심을 쏟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월드컵 기간 중 성매매가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축구에 몰린 터라 성매매를 위한 시간과 돈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축구팬들은 빅이벤트 동안에는 섹스보다 축구를 더 선호했다. 유로 2008 후원업체가 유럽 17개국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0% 이상이 '축구시청이 섹스보다 좋다'고 답했다고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전했다.
여성단체 등은 유로 2008과 같은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는 축제를 통해 성매매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스위스 4개 경기장에서는 성매매와 강간 근절을 위한 동영상 광고가 상영되고 있다. 수천명의 여성들이 스위스 성매매 산업으로 팔려가고 있다는 심각성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