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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 저런, 무화과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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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 저런, 무화과라니

입력
2008.06.09 00:56
0 0

- 고재종

끝내 하고 싶은 말

한 송이 피워내지 못하고

내벽에서 생기는 지독한 담즙을

애써 삼킨 삶이

저렇게 뭉툭한

저렇게는 검붉은 곱사둥이라니,

눈 닫고 귀 닫고

입 없는 채로

허구보다 더 끔찍한 생의

맨 얼굴을 하고

인사동 좌판 리어카 위에서

울근불근거리고 있는,

저 꽃도 아니고 열매도 아닌

생의 실격자(失格者)들의

마지막 노여움들이라니.

▦1957년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신작시집 <시여 무기여> 에 작품 발표하며 등단 ▦시집 <날랜 사랑>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 <쪽빛 문장> 등 ▦신동엽창작기금, 시와시학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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