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에게 전염된다구요? 조류한테만 걸리는 병을 가지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제너시스 BBQ 윤홍근(53)회장은 “(한동안 들끓었던) AI가 지나치게 과장돼 공포심을 조장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AI 추가신고가 없어진 지 8일로 27일째. 서울 문정동 BBQ 본사 회의실에서 윤회장을 만났다. 윤회장은 현재 한국 가금산업발전협회 공동대표와 치킨외식산업협회장 등 닭과 관련한 각종 국내 단체의 대표를 맡고있는 명실상부한 ‘닭 전문가’다.
전세계 출장길에서 모아 회의실 한켠을 가득 채운 각국의 닭 모양 조각품에서도 윤 회장이 닭에 관한한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라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케 했다.
“AI는 사람이 먹어서 걸릴 수도 없고 또 접촉한다고 해서 걸리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병에 걸린 닭이나 오리가 유통될 수도 없어요. 도축 전 전수검사를 통해 병에 걸린 닭이나 오리는 그 자리에서 폐사 처리됩니다. 더구나 국내에 처음 AI가 발생한 뒤 5년 동안 사람이 병에 걸렸거나 피해를 입은 일은 단 한 번도 없는데 이걸 그토록 과장할 수 있나요?” 그는 AI에 대해 사실과 달리 부풀려지는 현상과 국민을 안심시키지 못한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일부 전문가들이 AI에 대해 공포심을 유발하고 있고 정부도 이를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군인이 AI에 걸렸네’, 광진구에서 꿩 두마리 죽을 걸 가지고 ‘서울까지 AI가 번졌네’ 하며 호들갑을 떠는 게 말이 됩니까.”
질병관리본부도 애매한 태도로 공포심 유발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억제하지는 못할 망정 무책임한 예측성 발표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철저한 준비는 필요하지만 희박한 가능성을 과장해 언급하고 가상 시나리오로 불안을 조성한다면 혹세무민이나 다름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 같은 정부의 애매한 태도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닭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은 누가 해줄 것인지를 따졌다. “존재하지도 않는 위험을 전파해 양계농가, 치킨업체, 삼계탕집 등이 받은 피해가 50일 만에 6,000억원이 넘어요. 누가 책임질 것인가요?” 그의 말 처럼 양계농가나 치킨판매 업체들은 요즘 최악의 고비는 넘겼지만 하루 하루가 어려운 상황이다. 90%까지 빠졌던 매출이 다소 회복했다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60~70%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윤 회장은 각종 수치를 대며 AI가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것을 거듭 주장했다. “국내 에서 닭, 오리가 1억4,000만마리 넘게 사육되고 있고 매일 접촉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단 한 사람도 (AI에)걸린 적이 없다”며“고병원성이라는 것은 조류 간 전염성이 높다는 것이지 인간에게 전염된다는 뜻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달 가까이 AI 추가 신고가 없어 천만 다행”이라는 윤회장은 “설사 추가 보고가 있다해도 전처럼 호들갑 떨지말고 차분하게 대응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닭을 통한 윤회장의 계획은 원대하다. 현재 미국 일본 스페인등 전세계 43개국에 BBQ체인망을 갖고있는 윤회장은 지난해 닭고기로 8,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의 꿈은 전세계 구석구석에 한국의 맛을 담은 치킨 판매망을 갖춰 2020년 매출 50조원의 기업으로 키우는 것. 그는 아프리카의 튀니지와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지에 망을 구성하기 위해 8일 아프리카로 떠났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사진=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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