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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계 별들 한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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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뮤지컬계 별들 한 무대에

입력
2008.06.09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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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원로와 대학로 대표 배우, 뮤지컬 스타 등 공연계의 별들이 한 무대에 선다. 11~29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침향(沈香)> 은 한국 연극사의 산 증인 중 한 명인 원로 배우 김길호를 비롯해 박정자 박웅 손숙 박인환 정동환 등 걸출한 연극계 중견 배우와 이경미 성기윤 등 뮤지컬 배우까지 총출동하는 대형 연극이다.

제1 회 차범석 희곡상(2007) 수상자 김명화 작가의 작품으로 극작가 고 차범석 선생의 추모 2주기가 되는 6월을 맞아 선보이는 무대다.

연극은 6ㆍ25 전쟁부터 현대에 이르는 56년의 세월을 담고 있다. 전쟁 당시 월북한 강수는 중국에서 낳은 딸과 함께 56년 만에 고향에 돌아오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늙은 형님과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들, 그리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실성한 아내 애숙이다.

여기에 한때 죽마고우였으나 강수로 인해 부친을 잃고 복수심을 키워 온 택성이 낫을 들고 그를 찾아온다. <침향> 은 한없는 기다림과 두려움을 안고 살았던 한 가족의 모습, 그리고 이들의 반목과 화해를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세기 한국의 비극적 상황을 다룬 연극은 많지만 <침향> 은 사건 위주의 격정적 어조가 아닌 일상의 단면을 보여주듯 담담히 그리고 있다. 여기서 민중은 역사의 희생자가 아닌 주체다.

김명화 작가는 "지난 역사는 부침이 심한 역사였지만 소박한 민중들이 발전과 오류의 비극 속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믿는다"면서 "<침향> 은 자발적으로 역사적 흐름에 참여했던 주체로서의 민중이 주인공인 작품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역사 속에서 벌어진 상처를 사과하고 위무한다"고 말했다.

최근 TV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상이 두드러졌던 박인환이 주인공 강수를 맡아 2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으며 연출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무처장을 지낸 심재찬씨가 맡았다.

뮤지컬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가 뮤지컬 제작 10년 만에 도전하는 연극 무대이기도 하다. 제목 '침향'은 향나무를 땅에 천년 동안 묻어 나는 좋은 향기를 뜻하는 말로 오랜 세월 끝에 역사적 상처를 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주인공들의 삶을 상징한다. 1544-1555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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