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로르카 / 펭귄클래식코리아
1898년 6월 5일 스페인의 시인ㆍ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가 태어났다. 로르카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그의 시 한 편을 발견했다. 작가 고 이병주가 대하소설 <지리산> 에 인용한 로르카의 시다. ‘어디에서 죽고 싶으냐고 물으면 카탈루냐에서 죽고 싶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어느 때 죽고 싶으냐고 물으면 별들만 노래하고 지상에선 모든 음향이 일제히 정지했을 때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유언이 없느냐고 물으면 나의 무덤에 꽃을 심지 말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 로르카 시의 울림에 놀라고, 그를 인용한 이병주의 박학에 놀란다. <지리산> 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지리산> 지리산>
로르카의 생은 38년으로 짧았다. 프랑코가 스페인 내전을 일으킨 1936년, 그 해 8월에 로르카는 그의 고향인 그라나다를 점령한 파시스트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그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 영화감독 루이 브뉘엘 등과 교유하며 20대 때부터 천재시인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스페인의 전통과 정서가 담긴 희곡을 잇따라 발표해 스페인 민중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주면서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던 로르카는 이미 좌파 인민전선을 지지하는 지식인 서명운동에 동참한 터였다. 그를 눈엣가시로 보았던 프랑코 정권은 로르카의 사후에도 20여년 동안 그에 대한 논의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로르카의 3대 비극으로 불리는 <피의 결혼> <예르마>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은 한국에서도 연극과 무용으로 지금도 공연되고 있다. 그의 시집 <강의 백일몽> 을 번역한 정현종 시인은 세계 3대 시인으로 괴테와 네루다, 그리고 로르카를 꼽을 정도다. 강의> 베르나르다> 예르마> 피의>
최근 펭귄클래식 번역판으로 나온 <인상과 풍경> 은 로르카가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등지를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조국 스페인의 지역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상을 담은 산문집이다. 로르카가 스무살 때 출간한 첫 책인데, 아직 덜 여문 청년의 우수와 정열이 짙게 느껴지면서도 그 나이에 쓴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시선과 내면, 그것을 표현하는 문장이 놀랍다. 인상과>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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