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후 중국어 교육을 강화해온 홍콩이 영어 교육 강화로 방향을 틀었다.
8일 문회보(文匯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교육국은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영문(전용) 학교, 중문 학교로 나눠온 중ㆍ고교 과정의 구분을 내년 9월부터 폐지하고 학교마다 영문, 중문 학급을 별도로 둘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클 쉔(孫明揚) 교육국장은 “학교가 영어 학습능력을 가진 학생들을 충분히 확보했다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영문 학급을 개설할 수 있다”며 “성적이 높은 학교일수록 영문 학급을 더 많이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조치로 영문학급을 개설하는 학교는 홍콩 내 절반 정도인 200여개 학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쉔 국장은 대학에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말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의 비율을 현재 40%에서 85%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영어를 다시 제2언어의 자리로 올려놓겠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직후인 100여개 영문 전용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300여개 중ㆍ고교에 중국어, 즉 광둥어로 수업하도록 하는 모어 교학(母語 敎學) 정책을 실시해왔다. 교육 평준화를 목표로 했던 이 정책은 그러나 홍콩의 국제 경쟁력 중 하나였던 영어 구사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중문 학교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떨어뜨리면서 논란이 돼왔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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